"교사들은 아이들 학대하며 웃고 즐겼다" 피해 아동 부모들 눈물
"2개월간 교사 6명이 268건 학대 확인..원장도 계속 출근"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CCTV를 통해) 2개월간 발견된 (우리 아이의)학대건수만 148건…그곳(서구 국공립어린이집)은 지옥이었습니다"
8일 오전 11시 인천시 서구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학대 문제가 불거진 서구 국공립어린이집 학대 피해 학부모 A씨는 자녀의 피해를 알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는 "4시간에 걸친 CCTV영상에서 90%이상의 가해자는 바로 담임교사였다"면서 "자폐장애를 앓고 있는 만 4세에 불과한 아이를 3~4배가량 덩치가 큰 담임교사가 내내 학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크고 긴 쿠션을 공중에 한바퀴 돌려 아이에게 휘두르고, 아이가 멀리 나동그라지자, 다가와 몸을 짓눌렀을 때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장난감을 만지고 놀면 여러 명의 교사가 한꺼번에 달려와 주먹으로 얼굴을 수없이 내리치고, 얼굴을 가리며 도망치고 있는 아이를 뒤쫓아와 때렸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아이 머리가 길고 예쁘니 자르지 말라는 담임교사의 말은, CCTV 영상을 보고 머리채를 끌고 다니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팠던 기억이 지워지길 하는 마음에 가여운 우리 아이의 머리카락을 집에서 단발로 잘라줬다"면서 "아이는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고 그럴 때마다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19개월 자녀를 둔 또 다른 피해 아동 학부모 B씨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믿고 맡겼는데, 오히려 (상황은) 더 지옥이었다"면서 "(학대를 당할 당시) 두돌이 채 되지 않은 아이를 기저기와 걸레로 수시로 때리고, 입과 코를 손으로 막은 채 괴로움에 발버둥치게 했으며, 깜깜한 이불장에 가둬 공포에 사로잡히게 했다"고 했다.
이어 "학대를 하면서 교사들은 웃고 즐기고 있었다"면서 "관리감독 기관인 서구청은 그곳을 감독하는 원장 탓만 한 채 책임 미루기에 급급했다"고도 주장했다.
사건은 올초 서구국공립어린이집 학부모가 경찰에 피해사실을 신고하면서 불거졌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하고 아동복지법위반 등 혐의로 소속 보육교사 6명을 입건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11~12월 인천 서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원생 B군(5) 등 10명(1~6세)의 원생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A씨 등 3명의 교사가 분무기를 이용해 B군 등 원생들의 얼굴에 물을 뿌리거나, 발로 차는 등 학대한 모습을 어린이집 CCTV영상을 통해 확인했다.
한 교사는 원생을 사물함에 넣은 뒤 문을 닫기도 했다.
이날 아동학대 문제가 불거진 서구 국공립어린이집의 피해 학부모 5인은 인천장애인차별연대 등 지역 장애인단체 4곳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피해사실을 알렸다.
또 사건이 불거진 뒤 학부모들은 관리감독 기관인 서구청의 후속대응과 피해가정에 대한 지원이 미흡했다고 주장하면서 재발방지도 촉구했다.
인천장애인차별연대 등 4개 단체는 "경찰로부터 약 2개월간 확인된 CCTV영상 속에서 6명의 교사로부터 무려 268건의 학대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해들었다"면서 "한명의 아동에게만 무려 148건의 학대가 있었음이 확인됐고, 학대는 대부분 중증 자폐성 장애아동에게 집중됐다"고 말했다.
이어 "원장은 모로쇠로 일관하고 있고, 서구청은 사직한 원장을 계속해서 출근시키고 있다"면서 "아이들의 전원을 요구했으나, 피해 아동을 소몰이 하듯 어린이집 한곳만 지정해 특수반을 개설한 뒤 전원조치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단체는 "서구청은 어린이집 원장에 대한 출근 정지와 함께 행정편의식이 아닌 가족의 의견을 수렴해 안전이 담보되는 어린이집에 아동을 전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면서 "극심한 아동학대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아동과 스트레스로 피해를 입은 가정에 심리치료 지원 병행은 물론,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서구 관계자는 "원장은 회계처리 마무리를 위해 출근 중이며 아이들과 접촉은 없다"면서 "일부 부모들이 자체적으로 아이들을 전원처리했고, 일부 어린이집은 다른 국공립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aron031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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