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사라지는 '프렌치 식탁'의 낭만

2021. 2. 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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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유력 경제지인 레제코는 최근 한 기사에서 노트북 앞에 놓인 샐러드를 먹고 있는 옅은 미소의 한 여성의 모습이 담긴 모습을 함께 실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프랑스인들에게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영양 섭취가 아니라 사회적 경험의 문제이며, 그들은 삶의 많은 부분을 식사에 헌신한다"면서 "책상 위에서 밥을 먹는 것은 일과 삶의 균형을 망치는 불길한 징조로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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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노동부, 코로나19로 인한 접촉 최소화위해 이 같이 밝혀
대중들 '워라밸 붕괴' 비판.."일과 삶의 균형 망치는 불길한 징조"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프랑스의 유력 경제지인 레제코는 최근 한 기사에서 노트북 앞에 놓인 샐러드를 먹고 있는 옅은 미소의 한 여성의 모습이 담긴 모습을 함께 실었다. 보수 성향 일간지인 르피가로는 같은 날 마찬가지로 자신의 책상에서 식사를 하는 여성의 모습을 담았는데, 컴퓨터를 보면서 한 손에는 포크를, 한 손에는 전화기를 들고 컴퓨터를 들고 있는 그의 매우 ‘불만족스러운’ 표정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최근 프랑스 노동부가 국민들이 직장 내 업무 공간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을 놓고, 워라밸(일과 일상의 균형)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나 일상의 중요한 부분이자 ‘프렌치 라이프’의 상징이기도한 여유로운 식사시간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가 높다.

원래 프랑스에서는 업무 공간에서 식사를 하는 것 자체가 금지돼 있었다. 이는 프랑스 노동법에 명시돼 있는 부분으로, 만약 이 같은 근로규정을 어길 시 회사는 과태료를 물고, 해당 직원은 불특정 징계 처분을 받도록 돼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장기화되자 노동부는 대인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존에 금지된 것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노동부 대변인은 “코로나19에 대한 노출을 최대한 피해기 위해 며칠 안에 일상 생활을 변화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법령이 공개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여론은 근로자의 삶을 존중하는 프랑스식 근로 문화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업무 장소에서 식사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한 법은 프랑스식 근로문화의 상징이자, ‘아르 드 비브르(삶 속의 예술)’을 추구하는 열망이 반영돼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심지어 잇따른 통금령과 카페, 레스토랑 폐쇄조치로 사교 모임은 커녕, ‘테이크아웃’이 일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노동부의 결정으로 지금까지 눌러왔던 대중들의 분노가 폭발하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는 “프랑스인들에게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영양 섭취가 아니라 사회적 경험의 문제이며, 그들은 삶의 많은 부분을 식사에 헌신한다”면서 “책상 위에서 밥을 먹는 것은 일과 삶의 균형을 망치는 불길한 징조로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은퇴한 번역가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인과 미국인들은 ‘일’에 대한 생각이 전혀 다르다”면서 “책상에서 먹는 것은 최악”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너무 지나치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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