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오늘 구속 심사..'원전 수사' 분기점 될 듯

이문석 2021. 2. 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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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전 장관, 검찰 소환 조사에서 혐의 모두 부인
"한수원 입장 확인하거나 확인 지시한 사실 없어"
검찰 "정책 집행 과정·감사 과정 법 위반 수사"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등 조사 전망

[앵커]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요.

구속 여부룰 결정하는 영장 실질심사가 오늘 오후 2시 반 대전지방법원에서 열립니다.

백 전 장관 구속 여부가 원전 수사에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문석 기자!

검찰이 청구한 백 전 장관 구속영장에 어떤 혐의가 명시됐는지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검찰이 영장에 명시한 백 전 장관의 혐의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업무를 벗어나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백 전 장관이 한수원 이사회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를 결정하고 즉시 가동 중단하도록 경제성 평가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했다고 봤습니다.

다른 하나는 '업무방해' 혐의입니다.

이 혐의에 대해서는 해석이 나뉩니다.

우선, 산업부 공무원 3명이 원전 관련 자료 5백여 개를 삭제한 행위에 개입해 감사원 업무를 방해한 혐의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또 다른 의견은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한수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라는 해석입니다.

지난달 25일 소환 조사 자리에서 백 전 장관은 검찰이 주장한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감사원 조사 때부터, 원전 조기 폐쇄와 즉시 가동중단에 대해 한수원의 입장이 무엇인지 확인하거나 확인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줄곧 답해 왔습니다.

또, 산업부 공무원들의 자료 삭제 행위에 대해서도 장관 퇴임 뒤에 벌어진 일로 아는 바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백 전 장관은 영장 심사를 들어가기 전 입장을 밝히고 싶다는 뜻을 전해서 검찰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앵커]

백 전 장관 구속 여부가 향후 검찰 수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떤 이유에서입니까?

[기자]

네, 백 전 장관의 구속 여부는 검찰의 '원전 조기 폐쇄 의혹' 수사에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수사에 착수하면서, 원전 정책 당위성이 아니라 정책 집행 과정과 감사 과정의 법 위반을 살피는 거라고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수사 바탕이 된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평가 과정에 관여한 핵심 인물로 백 전 장관이 명시돼 있습니다.

원전 경제성 평가에 관여해 업무의 신뢰성을 저해했고, 최소 그런 결과를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 내버려뒀다고 적혀있습니다.

따라서 법원이 백 전 장관에게 적용한 혐의에 대해 구속까지 필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검찰 수사는 명분과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큽니다.

정치권 등으로부터 '무리한 수사'라는 비난 역시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검찰 수사는 속도가 붙게 됩니다.

앞서 기소된 산업부 공무원들의 공소장에는 삭제한 자료 가운데 청와대 보고 문건이 다수 포함됐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검찰은 앞으로 채희봉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등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결정과 관련 있는 청와대 인사들을 소환 조사할 전망입니다.

백 전 장관 구속 여부는 오늘 밤 늦게 결정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대전에서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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