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대상자를 수사핵심라인에 유임·영전.. 文정권의 방탄인사

윤정선 기자 2021. 2. 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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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및 수사 대상들이 자리를 지키고 또 영전했다."

8일 검찰 내부에서는 전일 기습적으로 발표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첫 검찰 고위직 인사를 두고 이 같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각각 9일자로 유임되고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영전한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검찰개혁'의 속내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방탄 인사"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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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시키는 검찰 간부 인사를 단행한 다음 날인 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오른쪽은 같은 날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면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연합뉴스

■ 박범계 첫 檢인사에 비판여론

직무유기혐의 고발당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또 유임돼

‘공무상 비밀누설’심재철 영전

“정권, 중앙·남부지검 장악”평

“고발 및 수사 대상들이 자리를 지키고 또 영전했다.”

8일 검찰 내부에서는 전일 기습적으로 발표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첫 검찰 고위직 인사를 두고 이 같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각각 9일자로 유임되고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영전한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검찰개혁’의 속내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방탄 인사”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줄줄이 피고발인 =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채널A 사건 관련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10개월 넘게 수사를 이어온 결과,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사이 유착 관계를 증명할 증거를 찾지 못해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처분 결재를 반복적으로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전날 유임이 확정된 이 지검장은 휴대전화 포렌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보강수사를 주문하며 결재를 거부하고 있다. 이날 오전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이 지검장이 정당한 이유 없이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결재를 거부하고 있다”며 이 지검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해 채널A 사건으로 이 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아울러 이 사건은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찰인사위원회의 주요 징계 사유 중 하나였다. 전날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임명된 심재철 검찰국장 역시 윤 총장 징계 과정에서 ‘판사사찰 의혹’ 문건을 꺼내 들고 온 인물이다. 그도 시민단체로부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고발돼 검찰 수사 대상이다.

◇중앙·남부지검 장악 = 박 장관 첫 검찰 인사에서 이 지검장이 유임되고 심 국장이 영전한 것을 두고 검찰 내에선 “정권이 중앙지검과 남부지검을 완전히 장악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지검에선 피의자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남부지검은 기소를 당해 재판을 받고 있는 박 장관의 ‘국회 패스트트랙 폭행 혐의’ 사건 공소유지를 맡고 있다. 법무부 장차관 연루 사건에 친정부 성향 검사들로 채워지거나 유지하게 된 거다. 심 국장이 자리를 옮긴 남부지검은 국회를 포함한 여의도를 관할하며 금융수사도 전담하고 있다. 벌써 검찰 안팎에선 “그의 전력으로 봤을 때 심 국장이 라임자산운용 정관계 로비 의혹 사건을 여당에 유리하게 이끌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남부지검은 중앙지검을 제외하고 서울에서 차장검사가 2명 이상인, 두 번째로 큰 조직이다.

◇또 무너진 인사원칙 = 친정권 검사들로 법무부, 검찰 등의 주요 요직을 돌려막으면서 검찰의 인사 원칙이 무너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 이정수 신임 검찰국장은 박 장관이 중퇴한 남강고 후배다. 검찰 인사에서 학연·지연 배제 및 능력·기수 고려 원칙이 사라지고 노골적인 ‘편 가르기’ 인사가 난무하고 있다는 반응이 검찰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결국 검찰 인사가 정권에 대한 충성도를 가늠하는 잣대로 전락하고 있다는 얘기다.

윤정선·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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