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논란' 변시 응시자들, 국가배상 소송.."큰 불공정"

제10회 변호사시험 문항 유출 논란
법전 밑줄 공고변경·시험 조기 종료
"법무부, 과실덮으려 불법행위 자행"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제10회 변호사시험 마지막날인 지난달 9일 시험장이 마련된 서울 연세대학교 백양관으로 옷을 두텁게 입은 응시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2021.01.0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문제 유출 등 여러 논란이 불거진 제10회 변호사시험 응시자들이 "공정하게 시험을 치르고 평가받을 권리를 침해받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제10회 변호사시험 국가배상청구소송 대리인단은 8일 오전 11시30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는 불공정을 덮기 위해 더 큰 불공정을 저지르고, 과실을 덮기 위해 고의적인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원고로 참여한 변시 응시자 13명은 공법기록형 문제 유출, 법전 밑줄 사태, 이화여대 제4고사장 조기 종료 사태 등 논란이 불거진 변시의 책임을 물어 이날 대한민국(법률상 대표자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응시생 13명 중에는 '5시생' 4명, 이화여대 제4고사장 피해자, 서울대 법전 퍼포먼스 주최 측이 포함됐다. 이들은 1인당 300만원을 소가로 정했으나 소송 진행 과정에서 증액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5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제10회 변시에서는 공법 기록형 문제 중 한 문항이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의 강의자료와 유사하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해당 문제는 응시자간 형평성과 시험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원 만점 처리됐다.

또 시험 3일 전인 지난달 2일과 시험 중이던 7일 응시자준수사항 공고가 두 번 변경됐다. 첫 번째에는 '법전에 메모 금지'라는 내용이 있었지만 두 번째 변경된 공고에는 '법전에 밑줄 가능'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변호사시험법 시행령 제2조 제2항은 공고내용을 변경하는 경우 시험일 5일 전까지 그 변경사항을 관보와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일간지 등에 공고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대리인단은 일부 고사장 감독관들이 5일 '법전에 밑줄 가능하다'고 잘못 공지한 과실을 덮기 위해 법무부가 공고를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달 5일 이화여대 제4고사장에서는 감독관의 착오로 1교시 공법 객관식 시험이 조기 종료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리인단은 "공법기록형 제2문을 전원 만점처리하겠다는 법무부의 방침은 눈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며 "문제유출로 인한 불공정은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전사태는 법무부가 변시 첫날 저지른 자신들의 과오를 덮기 위해 응시생들에게 부정행위를 부추기고, 지난달 5일과 6일 시험에서 발생한 불공정을 더 큰 불공정으로 덮은 사건"이라며 "이화여대 제4고사장 사태는 법무부의 허술한 시험관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고"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대리인단은 시험 문제 출제 전 이를 다시 한 번 확인하지 않은 점, 공고 변경으로 학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공고를 임의로 삭제한 점, 시험 종료 부저를 착각하고 시험을 조기 종료시킨 점 등 제10회 변시 과정에 과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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