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백건우, 누나 보살핌 원치않았다" vs "남매들, 윤정희 재산 생활비로 써"

김인구 기자 2021. 2. 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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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백건우(왼쪽)와 부인 윤정희가 2011년 9월 진행된 문화일보와의 파워인터뷰에서 전북 부안군 위도해수욕장 해변을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창섭 기자

■ 尹남매들 - 백건우 ‘윤정희, 프랑스에 방치’ 공방

윤정희 남동생들 단독인터뷰 “白, 누나 납치하듯 佛로 떠나”

“우리 남매들은 그저 누나(윤정희)가 남은 생을 평온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원로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프랑스에 방치돼 있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7일 남편이자 피아니스트인 백건우가 소속사 빈체로를 통해 “거짓이며 근거 없다”고 해명한 데 이어 8일 윤정희의 남동생들이 문화일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이를 재반박하고 나섰다.

◇윤정희 동생들 = 미국에 거주 중인 윤정희의 셋째 남동생 손병우 씨와 국민청원을 직접 올린 다섯째 손병욱 씨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나서게 된 이유를 자세히 밝혔다. 그들은 “후견인 소송에서 패소한 후 기가 막힌 상황을 호소하기 위함”이라며 “백건우와 그의 딸이 비행을 감추고 호도하기 위해 재산 문제를 내세우며 모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생들은 2019년 5월 백건우가 한국에 머물던 윤정희를 데리고 돌연 프랑스로 간 것은 요양원 문제로 인한 다툼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손병우 씨는 “2019년 1월 모친상으로 가족이 모였을 때, (백건우가) 너무 지쳐 더 이상 윤정희를 보살피지 못하겠다. 형제들이 맡아야겠다고 했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생각해 우리가 기꺼이 맡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형제자매들이 요양원으로 비용이 상당한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곳을 알아보자 ‘그만한 돈은 없다’며 윤정희를 납치하듯이 데리고 떠났다는 것이다. 이후 동생들은 후견인 자격을 놓고 프랑스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가 지난해 11월 최종 판결에서 패소했다. 이들은 “프랑스와 서울에 아파트 5채를 소유 중이라며, 이 중 한 채만 처분해도 간병비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손병우 씨는 “후견인 개시 신청은 보통 배우자가 하고 1순위인 배우자가 후견인이 되지만 백건우는 보호자가 되길 원하지 않았다. 수십 년을 함께 살아왔던 아내가 늙고 병들었다고 저버린 것이다. 후견인으로 지정된 딸도 엄마의 간병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며 소송에선 졌지만 앞으로 누나의 구출을 위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재산 운운에 대해서는 모욕죄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건우측, 남매들 주장 반박 “진흙탕 싸움 비화… 안타까워”

◇백건우 지인들 = 백 씨와 가까운 한 인사는 윤 씨의 형제자매들이 오랜 기간 윤 씨의 재산으로 생활비를 일부 충당해왔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그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6남매 중 1명이 윤 씨의 재산을 관리해왔는데 정확히 어디에 쓰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식사 준비나 스케줄 관리 등 단순 체재비 지출을 뛰어넘는 금액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백 씨는 2019년 초 윤 씨가 모친상 당시 귀국했을 무렵 남매들 가운데 한 사람이 윤 씨의 재산을 관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후 한국의 요양병원 몇 군데를 알아보다가 그해 5월 파리 근교에 윤 씨의 거처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 지인은 또 ‘후견인 신청을 하지 않은 백 씨가 윤 씨의 보호자가 되길 원하지 않았다’는 가족의 주장에 대해선 “1년 내내 공연 일정 때문에 해외 각지를 돌아다니는데 어떻게 후견인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한편 빈체로가 7일 내놓은 원고지 약 4.5매 분량의 입장문은 백 씨가 문구를 소속사와 조율하며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입장문에서 백 씨는 청와대 청원과 관련해 “거짓이며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두 사람은 평생 함께 연주 여행을 다녔지만 몇 년 전부터 윤정희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해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요양병원보다 딸의 아파트 옆집에서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정희는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 씨의 또 다른 지인은 “입장문에 재산 관리 등의 내용을 넣지 않은 것은 법적 판단이 끝난 상황에서 가족 문제가 불필요한 오해를 부르는 상황을 막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잉꼬부부’로, 또 국민에게 위로를 전하는 예술가로 살아온 두 사람이 주변인들과 분쟁에 얽혀 진흙탕 싸움을 벌이게 돼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외부와 단절된 채 쓰러져가는 영화배우를 구해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논란에 휩싸였다.

김인구·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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