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김필수] '돈 공매도'도 폐지할까요?

2021. 2. 8. 11: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선, 고평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개인들은 한계가 있다.

돈·주식 공매도는 동전의 양면이다.

대출에 견줘보면 주식 공매도 입구를 넓히고(개인 접근성 제고), 출구를 좁히는(주가 조작 및 불법 공매도 엄단) 방향을 고민하는 게 맞다.

고평가된 주식을 찍어내고, 분식회계 등 고평가 요인을 예방하는 순기능이 주식 공매도에는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 ‘공매도’=지난해 3월 증시가 폭락하면서 ‘공매도’가 6개월간 금지됐다(지난해 9월 금지 기간이 올해 3월 15일까지 6개월 더 연장됐고, 3일 또 한 달 반 연장이 결정돼 오는 5월 3일 재개). 검증된 바는 없으나 공매도 때문에 주가하락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두 차례 연장 과정에서 아예 공매도를 없애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2. ‘빚투’=연말·연초 증시가 폭등하면서 ‘영끌’과 ‘빚투’로 난리다. 주식 사자고 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낸다니, 우려할 만하다. 그렇다고 대출제도를 없애자고는 안 한다.

#1-1. ‘코스피 3000’ 문이 열리니, 주부와 아이들 입에까지 공매도가 오르내린다. 이제 이 정도는 다 읊는다. “어떤 주식이 고평가돼 있다고 판단될 때 그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내려갔을 때 싼 가격에 사서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기법(빌린 주식액수가 ‘대차잔고’, 빌린 후 판 주식액수가 ‘공매도잔고’, 주식을 되사는 게 ‘쇼트커버링’).”

우선, 고평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개인들은 한계가 있다. 또 판단했더라도 주식 빌리기가 쉽지 않다. 현재 개인은 증권사 6곳에서 빌릴 수 있는데, 기간도 정해져 있고(30~60일), 증거금(차입주식액의 100%)과 담보 기준(주식평가액의 140%)도 까다롭다. 반면 조직력을 갖춘 기관과 외국인은 고평가 판단이 용이하고, 예탁결제원과 증권금융을 통해 원하는 만큼 길게 주식을 빌릴 수 있다. 증거금도 필요 없고, 담보도 차입주식액의 105%에 불과하다. 국내 공매도 거래액에서 개인 비중이 1%에 그치고, 기관과 외국인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여기에 일부 공매도세력들은 허위 사실 유포 등을 통해 주가를 조작하고, 막대한 차익을 챙기는 등 공매도를 악용하기도 한다. 일부 개인이 이참에 공매도를 없애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2-1. ‘빚투’는 누구나 안다. 돈 빌려 투자하는 거다. 그런데 조금 돌려말하면 ‘돈 공매도’다. 공매도 정의와 대비해보면 이렇다. “돈이 고평가(어떤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될 때 돈을 빌려 비싸게 판 뒤(그 주식을 싸게 산 뒤) 돈의 가치가 낮아졌을 때(그 주식 가격이 올랐을 때) 싼 가격에 사서(주식을 팔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

주가가 계속 오를 것 같으니, 현 주가가 싸게 보이고(돈 고평가), 빚투(돈 공매도)에 나선다. 그런데 돈 빌리기는 주식 빌리기만큼 어렵지 않다. 물론 신용과 담보가 있어야 하고, 신용불량자 위험도 감수해야 하지만 주식에 비해 접근성이 월등하다. 대부분 금융사의 문이 열려 있다. 그래서 기관과 외국인들이 낮은 금리에 더 많이 빌릴 수 있을지라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난이나 이참에 대출을 없애자는 목소리까지는 나오지 않는다.

돈·주식 공매도는 동전의 양면이다. 하나는 되고, 다른 하나는 안 된다는 건 모순이다. 대출에 견줘보면 주식 공매도 입구를 넓히고(개인 접근성 제고), 출구를 좁히는(주가 조작 및 불법 공매도 엄단) 방향을 고민하는 게 맞다. 고평가된 주식을 찍어내고, 분식회계 등 고평가 요인을 예방하는 순기능이 주식 공매도에는 있다. 운용의 묘(妙)는 이럴 때 살리는 거다.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