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김필수] '돈 공매도'도 폐지할까요?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선, 고평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개인들은 한계가 있다.
돈·주식 공매도는 동전의 양면이다.
대출에 견줘보면 주식 공매도 입구를 넓히고(개인 접근성 제고), 출구를 좁히는(주가 조작 및 불법 공매도 엄단) 방향을 고민하는 게 맞다.
고평가된 주식을 찍어내고, 분식회계 등 고평가 요인을 예방하는 순기능이 주식 공매도에는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 ‘공매도’=지난해 3월 증시가 폭락하면서 ‘공매도’가 6개월간 금지됐다(지난해 9월 금지 기간이 올해 3월 15일까지 6개월 더 연장됐고, 3일 또 한 달 반 연장이 결정돼 오는 5월 3일 재개). 검증된 바는 없으나 공매도 때문에 주가하락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두 차례 연장 과정에서 아예 공매도를 없애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2. ‘빚투’=연말·연초 증시가 폭등하면서 ‘영끌’과 ‘빚투’로 난리다. 주식 사자고 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낸다니, 우려할 만하다. 그렇다고 대출제도를 없애자고는 안 한다.
#1-1. ‘코스피 3000’ 문이 열리니, 주부와 아이들 입에까지 공매도가 오르내린다. 이제 이 정도는 다 읊는다. “어떤 주식이 고평가돼 있다고 판단될 때 그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내려갔을 때 싼 가격에 사서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기법(빌린 주식액수가 ‘대차잔고’, 빌린 후 판 주식액수가 ‘공매도잔고’, 주식을 되사는 게 ‘쇼트커버링’).”
우선, 고평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개인들은 한계가 있다. 또 판단했더라도 주식 빌리기가 쉽지 않다. 현재 개인은 증권사 6곳에서 빌릴 수 있는데, 기간도 정해져 있고(30~60일), 증거금(차입주식액의 100%)과 담보 기준(주식평가액의 140%)도 까다롭다. 반면 조직력을 갖춘 기관과 외국인은 고평가 판단이 용이하고, 예탁결제원과 증권금융을 통해 원하는 만큼 길게 주식을 빌릴 수 있다. 증거금도 필요 없고, 담보도 차입주식액의 105%에 불과하다. 국내 공매도 거래액에서 개인 비중이 1%에 그치고, 기관과 외국인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여기에 일부 공매도세력들은 허위 사실 유포 등을 통해 주가를 조작하고, 막대한 차익을 챙기는 등 공매도를 악용하기도 한다. 일부 개인이 이참에 공매도를 없애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2-1. ‘빚투’는 누구나 안다. 돈 빌려 투자하는 거다. 그런데 조금 돌려말하면 ‘돈 공매도’다. 공매도 정의와 대비해보면 이렇다. “돈이 고평가(어떤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될 때 돈을 빌려 비싸게 판 뒤(그 주식을 싸게 산 뒤) 돈의 가치가 낮아졌을 때(그 주식 가격이 올랐을 때) 싼 가격에 사서(주식을 팔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
주가가 계속 오를 것 같으니, 현 주가가 싸게 보이고(돈 고평가), 빚투(돈 공매도)에 나선다. 그런데 돈 빌리기는 주식 빌리기만큼 어렵지 않다. 물론 신용과 담보가 있어야 하고, 신용불량자 위험도 감수해야 하지만 주식에 비해 접근성이 월등하다. 대부분 금융사의 문이 열려 있다. 그래서 기관과 외국인들이 낮은 금리에 더 많이 빌릴 수 있을지라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난이나 이참에 대출을 없애자는 목소리까지는 나오지 않는다.
돈·주식 공매도는 동전의 양면이다. 하나는 되고, 다른 하나는 안 된다는 건 모순이다. 대출에 견줘보면 주식 공매도 입구를 넓히고(개인 접근성 제고), 출구를 좁히는(주가 조작 및 불법 공매도 엄단) 방향을 고민하는 게 맞다. 고평가된 주식을 찍어내고, 분식회계 등 고평가 요인을 예방하는 순기능이 주식 공매도에는 있다. 운용의 묘(妙)는 이럴 때 살리는 거다.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황희, 수백만원 후원자 5명 ‘9999년생’…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 김범수 카카오 의장 "재산 절반 이상 기부할 것"
- ‘노마스크’ 단체 사진…“연예계는 다른 세상이냐” 비난
- 유튜브 왜 먹통됐나 했더니…“구글, 오류 45일 동안이나 몰랐다”
- “경기 종료 1점 남기고” KBS ‘드라마 재방’ 때문에 배구 생중계를 끊다니…
- “층간소음 못참아” 손도끼로 문 부수며 협박한 40대男
- 백건우 지인 "치매 윤정희 방치? 파티 동영상도 있다"
- "성폭행 고소에 앙심" 전 애인 전기충격기 살인미수 60대男 징역 10년
- [단독] 판사·검사도 ‘방호복 재판’…코로나19 속 진풍경[촉!]
- 홈쇼핑에 캠핑카 첫 등장…NS홈쇼핑 7300만원짜리 캠핑카 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