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반만에 200명대..전문가 "추세 더 지켜봐야,수칙준수 중요"(종합)
수도권 인구-이동량 많아 억제효과 떨어져..변이 바이러스도 변수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김서영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신규 확진자가 200명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연말과 새해 초까지도 하루 1천명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산세가 확실하게 꺾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다시 증가 조짐을 보여 재확산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실제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확진자 중 수도권 비율은 다시 80% 안팎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수도권 확진자 가운데 여전히 4∼5명 중 1명은 임시 선별진료소의 익명검사를 통해 확진되는 등 무증상 '잠복 감염'의 규모가 좀체 작아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8일부터 수도권은 제외하고 비수도권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만 오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늘려준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정부는 설 연휴(2.11∼14)까지 고강도 방역을 유지해 수도권의 감염 규모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방침이지만, 전파력이 더 센 해외발(發) 변이 바이러스까지 증가 추세를 보이는 터라 오히려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신규확진 289명, 77일만에 200명대 진입…"추세 더 지켜봐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총 289명이다.
직전일(372명)보다 83명 감소하면서 200명대로 내려왔다. 신규 확진자 수가 200명대를 기록한 것은 3차 대유행 초기 단계였던 지난해 11월 23일(271명) 이후 77일 만이다.
이에 따라 1주간 확진자 평균치도 전날보다 조금 더 낮아졌다.
최근 1주일(2.2∼8)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336명→467명→451명→370명→393명→372명→289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383명꼴로 발생했다.
이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352명까지 떨어져 2단계(전국 300명 초과) 범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날 확진자가 줄어든 데는 휴일 검사건수 감소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여 확산세가 완전히 꺾인 것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주말 사이 환자 수가 (200명대로) 떨어진 것이니 추세를 더 지켜봐야 한다"며 "주말새 잠깐 줄어든 것을 두고 좋아졌다, 나빠졌다 얘기하기엔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설 연휴와 백신 접종을 앞둔 현 시점에서 "코로나19가 독감처럼 통상 보게 되는 감염병 수준이 되기 전까지는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손 위생 등 개인 방역수칙을 계속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급격하게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긴 어렵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일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코로나19가 의료 역량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로 변화하기까지는 낙관적으로 봐도 내년이나 내후년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라고도 덧붙였다.
수도권 확진자 증가 양상…정부 "설 연휴 동안 귀성·여행 자제해달라"
이처럼 전국적으로는 확진자가 차츰 감소하고 있지만, 지역적으로는 편차가 크다. 비수도권은 확실한 감소세지만 수도권은 정체 내지는 증가세다.
비수도권의 지난주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91명으로, 직전주의 178명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지만 같은 기간 수도권은 240명에서 264명으로 오히려 24명 늘었다.
이런 차이로 인해 전날의 경우 전체 지역발생 확진자의 수도권 비율이 81.3%(326명 중 265명)로 높아졌고 이날은 78.4%(264명 중 207명)로 약간 낮아졌지만, 여전히 80%에 육박했다. 3차 대유행 이후 수도권 비중은 60%대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최근 70%를 유지하다가 80% 안팎까지 올랐다.
수도권 확진자 비중이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수도권 지역사회에 잠복 감염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는 익명검사가 이뤄지는 임시 선별검사소의 확진자 규모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수도권 임시 선별검사소를 통한 확진자는 47명으로, 수도권 전체 지역발생 확진자 207명의 22.7%를 차지했다. 4∼5명 중 1명은 별다른 증상 없이 임시검사소를 찾았다가 확진을 받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수도권 자체의 인구수가 많고, 인구 유동량도 많아서 감염을 억제하는 효과가 비수도권보다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은 유행이 재확산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인 만큼 설 연휴 동안 귀성이나 여행 등의 이동을 꼭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해외유입 확진자 증가세…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도 늘어날 가능성
이런 가운데 해외유입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전파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언젠가는 지역사회에 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전파력이 훨씬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수도권에서 퍼질 경우 피해가 급속도로 커지는 것은 물론 백신접종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전날 해외유입 확진자는 46명으로, 지난해 7월 26일(46명) 이후 약 6개월 반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46명 중 27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지만, 나머지 19명은 자가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어서 지역사회 추가 전파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확진자 중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있고, 이 감염자가 자가격리 중 가족 등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게 되면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도 커진다.
실제 이달 초 변이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시리아인 4명은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집단발병'과 관련된 지역사회 내 첫 'n차 전파' 사례로, 입국 후 자가격리 중이던 친척에 의해 감염됐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총 51명으로, 이들이 들어온 국가는 총 18개국에 달한다. 여기에는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브라질은 물론 중국과 캐나다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우세종'으로 자리잡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해외 입국자 전원을 임시생활시설로 이동시켜 진단검사를 한 후 음성 확인자만 자가격리를 허용한다. 단, 영국과 남아공, 브라질에서 입국한 여행자는 별도의 임시생활시설에서 2주간 격리한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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