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머스크·저커버그도 '주목'..대화형 SNS '클럽하우스'가 뭐길래
당근마켓·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외 셀럽들의 놀이터가 마침내 한국에 상륙한 모양새다. 초대권 가격은 현재 1만원부터 3만원까지 다양하며, 다수는 이미 판매 완료 상태다.
클럽하우스는 지난해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자 폴 데이비슨과 구글 출신 로언 세스가 만든 쌍방향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다. 팟캐스트나 유튜브와 달리 모두가 대화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 유명인들의 속내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IT 매체 엔가젯은 지난 5일(현지 시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람들이 고립됐다고 느끼는 순간에 클럽하우스가 등장했다"며 클럽하우스가 이 시대에 만남을 갈구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공간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는 지난 1일 이곳에서 방을 열고 주식 거래중개 앱 로빈후드의 블라디미르 테베브 최고경영자(CEO)와 공매도를 둘러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4일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앤드루 보즈워스 페이스북 VR 담당임원이 연사로 있는 방에 나타나 화제가 됐다. 국내에서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이승건 토스 대표 등 스타트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처음 깃발을 꽂았고 정치인 중에서는 최근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가입해 이목을 끌었다.
클럽하우스가 일반 플랫폼과 다른 점은 폐쇄성이다. 기존 가입자의 초대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고, 초대받지 못한 경우엔 대기 상태로 기다려야 한다. 바로 지금 이 순간도 곳곳에 초대장 판매글이 올라오는 이유다. 또다른 주요 특성은 현장성과 희소성이다. 대화 내용이 녹음되지 않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놓치는 정보가 생기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클럽하우스의 이러한 특성이 사용자들은 물론 비사용자들의 ‘나만 소외될지 모른다는 두려움(FOMO)’을 자극한다고 분석한다.
실리콘밸리 출신들이 만든 소셜미디어답게 초반에는 기업인들이 모인 대화방이 주를 이루면서 클럽하우스는 한동안 ‘그들만의 리그’에 그치는 듯 했다. 그러나 지금은 퇴근길에 출근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방, 함께 노래를 연습하는 방 등 각양각색의 방이 등장하면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를 부산 사투리로 읽는 방이 인기다. 일본에는 유명 연예인이 술을 마시고 아무 말이나 하는 방도 있다고 한다.
신장지구의 인권탄압, 대만 독립문제, 홍콩 국가보안 등에 대한 견해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클럽하우스엔 중국 사이버 망명자들도 몰리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중국의 애플 앱스토어에는 등록돼있지 않지만, 계정을 미국으로 바꾸면 중국에서도 내려받을 수 있어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7일 기준 중국 본토에서도 가상사설망(VPN) 없이 사용 가능하다.
클럽하우스에서 수익을 창출하려는 시도도 속속 고개를 들고 있다. 스타트업 임원들을 중심으로 열리는 투자피칭, 코칭 방이 대표적이다. 예비 창업자가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이미 업계에 발을 들인 선배들이 ‘당신의 아이템이 어떤 점이 특별하며, 어떻게 팔릴지를 설명해보라’고 조언하는 식이다. 한 벤처 투자자는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업계 간부를 통해 인력 9명을 투자 포트폴리오 회사에 연결해 주기도 했다.
클럽하우스는 지난해 말 60만명 수준이던 사용자 수가 최근 한 달 만에 200만명을 돌파하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클럽하우스를 개발한 알파익스플로레이션의 기업 가치는 지난해 5월 1억달러(약 1120억원)에서 이달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로 10배 뛰었다. 아직은 아이폰에서만 쓸 수 있는 베타 서비스지만, 곧 안드로이드용 버전이 나오면 기업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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