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종사자들 "경마 중단에 고사 위기..온라인 허용하라"
"작년 피해액 7조6000억, 마사회도 4500억 적자 기록"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전국마필관리사노동조합·한국마사회노동조합 등 32개 단체는 지난 6일 온라인 발매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김창만 경주마생산자협회장과 홍기복 마사회 노조위원장은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인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찾아가 호소문을 전달했다.
호소문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경마 중단 조치로 말 산업 전체가 입은 피해액은 약 7조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자체 재원을 투입했던 마사회는 지난해 4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유보금이 고갈됐다. 마사회가 매년 출연하던 1000억원 가량의 축산발전기금 조달도 불가능해졌고 1조원의 세수도 감소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단체들은 온라인 마권 발매가 경마 건전성 강화, 불법경마 폐해 차단, 장외발매소 갈등 해소 등 정책 효용성을 갖고 있으며 이미 세계적으로 보편화됐다고 강조했다. 국내 말산업의 위기를 타개할 해법인 만큼 국회와 정부가 관려 법안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호소했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이다.
전례없는 대규모 감염병인 코로나19로 인하여 우리사회는 물론 산업전반의 극심한 경제위기와 일상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가져온 지 1년여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는 말산업 현장에서 더 큰 위력을 발휘하면서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있고, 이 상황이 언제쯤 안정화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두려운 순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작년 한해에만 코로나19로 인한 말 산업 총 피해액은 7조 6천억원에 달합니다. 특히 말 산업의 고용과 재원 그리고 산업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경마산업은 지난 10개월간의 경마중단으로 인해 뼈를 깎는 비용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4,5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경마수익금으로 조성되는 약 1천억원 가량의 축산발전기금은 한푼도 출연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1조원에 달하는 세수 감소로 정부 재정에도 전혀 기여하지 못했습니다.
아울러, 경마중단으로 인한 마주의 경주마 구매수요 악화로 말 생산농가들은 2년 이상 애써 키워온 말이 팔리지 않아 직격탄을 맞고 있고, 투자비 회수는커녕 인건비․ 사료비 등 비용만 계속해서 지출해야 하는 암울한 상황이 계속되어 왔으며, 전국의 승마장 운영업, 말 유통업, 사료작물 재배업, 조련시설, 말 진료 및 의료·약품업 등 관련 업종들도 연쇄적 폐업과 파산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 동안 전국의 말 생산농가와 서울·부산경남·제주 3개 경마장 소속 조교사, 기수, 말 관리사는 한국마사회의 긴급자금 지원과 적자를 감안한 생계형 무관중 경마시행으로 간신히 버텨왔으나 이제는 이마저도 한계에 다다른 상황입니다.
한국마사회는 말산업의 생존을 위해 강도 높은 경영위기 대책을 마련하고 위기극복을 위해 노력했으나 이제는 대규모 차입경영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매년 이어져온 신규직원 채용이 중단됨은 물론, 정부정책에 따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5,100여명) 및 자회사 설립으로 늘어난 비용증가의 부담으로, 고용유지 마저 걱정해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코로나 백신 소식이 들려오긴 하지만, 코로나 이전의 정상적인 형태의 경마가 시행되기까지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번의 위기를 넘긴다고 해도 사스·신종플루·메르스·코로나 등 주기적인 전염병 발발이 현실이 되어 버린 상황에서 약 100년간 애써 쌓아온 말 산업은 그 기반이 존폐상황에 몰리고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 말 산업의 총체적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은 너무나 분명하고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습니다. 한국마사회법 개정을 통해 경마 온라인 마권발매를 시행하는 것입니다. 온라인 마권발매는 이미 전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고, 산업전반의 온라인 전환 흐름과 이용자의 다양한 선택권 보장, 경마의 건전성 강화, 불법 경마의 제도권 내 흡수를 통한 양성화, 도심편중의 장외발매소 대체 등 여러 가지 입법 정책적 효용성을 갖고 있어 그 도입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입법화하여야 할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수개월 동안 시민단체, 외부전문가, 경마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상생적인 경마산업 생태계 구축과 마필관계자 권익 보호방안, 말산업 저변확산 방안 등 한국경마산업 혁신방안을 도출해 냈습니다. 이러한 논의결과가 제도적으로 안착하고 말 산업 내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경마가 중단없이 안정적으로 시행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혁신방안은 공허한 논의에 그치고 말 것입니다.
제21대 국회에 들어서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안에 대해 네 분의 의원님께서 각각 대표발의하여 소관 상임위원회에 상정·계류 중에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말산업의 위기의식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사실이나, 하루하루 겨우 버티고 있는 우리 말산업 종사자들의 입장에서는 법안의 더딘 처리 속도에 피가 마릅니다. 그간 수차례에 걸친 건의와 집회 등 간절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4개의 법안 처리가 이렇게 지연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 말산업 종사자들의 고통은 외면하고, 백신이 개발되면 지금의 상황을 모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국회와 정부가 손 놓고 있다는 것 외에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우리 말 산업 종사자 일동은 지금이라도 정부와 국회가 말 산업의 어려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산업의 정상화를 위한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해줄 것을 간절히 요청드리는 바입니다.
2021년 2월
말산업 종사자 일동
(참여단체)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한국마사회 노동조합, 전국마필관리사노동조합, 한국마사회 전임직 노동조합, 한국마사회 경마직 노동조합,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 제주마생산자협회, 한라마생산자협회, 한국승용마생산자협회, 축산경마산업 비상대책위원회, 제주말산업 비상대책위원회, 서울경마장조교사협회, 부산경남경마장조교사협회, 제주경마장조교사협회, 한국경마기수협회, 서울마주협회, 부산마주협회, 제주마주협회, 대한승마협회, 전국승마사업자협회, 한국말조련사협회, 말임상수의사회, 한국장제사협회, 한국마사회시설관리주식회사, 한국경마미디어연합회, 한국경마전문지협회, 한국축산마학회연구회, 경기도말산업발전협의회, 한국말산업중앙회, 한국말산업학회, 한국축산학회마연구회, 말산업전문인력양성기관협의회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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