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크림 바르고 변장, 전 여친 살해 시도한 60대 '징역 10년'

이지혜 디자이너 / 사진=이지혜 디자이너

위장크림을 발라 변장하고서 헤어진 여자 친구를 살해하려 한 6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8일 의정부지법 형사13부(정다주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상해, 특가법상 보복폭행 등,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씨(60대·남)에 대해 징역 10년과 보호관찰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씨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발찌 부착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이씨와 피해자 A씨(49·여)는 2018년 3월에 교제를 시작했지만 A씨는 이씨의 무리한 성관계 요구에 고통스러워했다. A씨가 성관계를 거부하면 이씨는 폭력을 휘두르거나 경찰에 'A씨가 자신의 업소에서 성매매한다'고 신고하며 괴롭혔다.

결국 A씨는 지난해 7월13일 이씨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다음날 이씨는 둔기를 들고 A씨가 운영하는 경기 연천군 업소에 찾아가 현관문을 부쉈다. 이날 이씨는 A씨가 자신을 성폭행으로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또 다른 범행을 계획했다.

같은 해 8월5일 이씨는 얼굴에 검은색 위장크림을 바르고 가발과 모자, 마스크를 착용해 변장하고서 흉기와 전기충격기를 들고 A씨를 찾아갔다.

이씨는 A씨를 전기충격기로 제압하려 안면에 가져다 댔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씨는 흉기로 A씨의 온몸을 6~7회 찔렀다. A씨는 격렬히 저항하다 자신의 팔꿈치에 흉기 끝 부분이 부러진 틈을 타 달아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강간 등으로 고소했다는 이유로 고소취하를 요구하면서 협박하는 SNS를 보냈고 폭행하기도 했다"며 "피해자에게 전기충격기를 사용하려다 실패하자 즉시 소매에서 흉기를 꺼내 찔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의 당시 심리상태에 비춰 흉기가 부러지고 피해자가 도망가지 않았다면 계속 공격했을 것"이라면서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은 경찰 수사를 받는 중에도 반복해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들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에 대해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전자장치 부착까지 명할 필요가 있을 정도로 장래에 다시 살인 미수 범죄를 범해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으나 대부분 벌금형에 그쳤고 실형 전과는 1991년 선고받은 것이 전부다"며 "장기간의 실형 선고와 함께 형 집행 종료 후의 보호관찰명령 등으로 어느 정도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기각을 명령했다.

한편 이씨는 "흉기로 찌른 행위는 인정하지만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며 "피해자의 어깨에 손만 얹었을 뿐 목을 조른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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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sykim111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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