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물도 못 마셔..방호복 입고 노인 돌보는 요양보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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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이 가고 싶을까봐 아침도 조금만 먹고 왔어요."
요양보호사 이옥매(60·여)씨는 지난 3일부터 매일 하루 9시간 동안 물이나 음식을 먹지 못한 채 치매가 있는 90대 노인을 돌보고 있다.
돌봄을 마치고 오후 6시 퇴근할 때까지 9시간 동안 화장실도 못 가고 방호복을 입은 채로 A씨를 돌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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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화장실이 가고 싶을까봐 아침도 조금만 먹고 왔어요."
요양보호사 이옥매(60·여)씨는 지난 3일부터 매일 하루 9시간 동안 물이나 음식을 먹지 못한 채 치매가 있는 90대 노인을 돌보고 있다.
이씨의 돌봄을 받는 A(96·여)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된 자가격리자다.
A씨가 이용하던 부평구 한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온 뒤 검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지난달 29일부터 일주일 넘게 자가격리 중이다.
고령인데다 치매가 있어 혼자서 끼니 해결조차 어렵지만 A씨는 다행히 이씨의 도움으로 별 탈 없이 격리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자가격리자를 돌보는 데는 일반적인 돌봄과 비교할 수 없는 수고의 손길이 필요하다.
온몸을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꽁꽁 감싸는 레벨D 방호복이 온종일 이씨를 옥죈다.
그는 매일 오전 9시 인천에 있는 A씨의 집에 들어가기 전 방호복을 입는다. 방호복을 입고는 식사는커녕 물도 마실 수 없다.
돌봄을 마치고 오후 6시 퇴근할 때까지 9시간 동안 화장실도 못 가고 방호복을 입은 채로 A씨를 돌봐야 한다.
집 내부 소독과 청소부터 싱크대 정리, 밥 먹이기, 요강 비우기, 칫솔질·목욕, 약 챙기기 등이 그가 처리하는 일이다.
방호복 안에 들어가 움직이다 보면 자연스레 땀이 흐른다. 특히 A씨가 추울까 봐 집에 보일러를 세게 틀면서 이씨는 한겨울에 때아닌 찜통 생활을 하고 있다.
8일 이씨는 "혹시라도 화장실이 가고 싶을까봐 아침에도 최소한의 음식과 물만 먹는다"며 "방호복을 입으니 앞에 성에가 껴서 잘 보이지 않아서 어르신을 돌보는데도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인천에서 현재 이씨를 포함한 요양보호사 3명이 뇌졸중에 따른 편마비나 치매 등으로 혼자 생활이 어려운 70∼90대 고령의 자가격리자에게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앞서 인천시는 국비와 시비를 합쳐 올해 1억3천만원을 들여 이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긴급돌봄 사업을 시작했다.
일단 부평 종합재가센터에 15명, 강화 센터에 5명의 요양보호사가 배치됐다. 이들은 모두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소속으로 이번에 채용됐으며 긴급돌봄지원단에 배치됐다.
센터는 요양보호사들에게 오전 활동 뒤 방호복을 벗고 집 밖으로 나가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방호복을 입고 오후 활동을 이어가도록 했다.
그러나 이씨는 자꾸 집 밖으로 나가려는 치매 노인에 대한 걱정으로 온종일 A씨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김하나 부평 종합재가센터장은 "(이씨에게) 교대해주겠다고 했으나 어르신을 책임지고 돌보고 싶다고 했다"며 "앞으로 보건소나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해 의뢰가 오거나 개별 신청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긴급돌봄을 지속해서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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