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몽' 실현 위한 과거·현재·미래 행보 보여준 시진핑

이귀전 2021. 2. 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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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앞두고 최대 빈곤 지역 구이저우 찾아 '빈곤 퇴치' 강조
부친 시중쉰과 후진타오가 개발 첫삽 뜬 비제시 찾아
공군부대 시찰 통해 미국에 대응 의지 표출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톈옌' 통해 미래 기술 강조
4일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구이양 관산후의 한 마을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현지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시 주석은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이날 시장과 주택가 등을 방문해 민심을 살폈다. 구이양=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춘제(설)를 앞두고 서남부 구이저우성을 찾아 중국의 ‘빈곤 퇴치’, ‘미국 대응’, ‘첨단 과학’을 대내외에 알렸다. 시진핑 주석 집권후 강조하고 있는 ‘중국몽’ 실현 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중국의 과거, 현재, 미래 모습을 한 번에 보여주는 행보에 나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들어서도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진핑 주석은 지난 3∼5일 구이저우성을 찾아 비제시 소수민족 마을 방문, 공군부대 시찰, 전파망원경 설명 청취 등의 행보를 취했다.

◆빈곤 퇴치 ‘대명사’ 비제 찾은 시진핑

‘중국의 빈곤 퇴치는 구이저우에서, 구이저우의 빈곤 퇴치는 비제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구이저우성 비제시는 중국 농촌 빈곤의 대명사로 알려진 곳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985년 6월 구이저우 비제의 빈곤 상황에 대해 “한 할머니는 너무 말라서 뼈만 앙상하게 남아있고, 온 가족이 1년 내내 기름 한 방울 먹지 못했다. 소금은 1년중 3개월은 부족했다. 가족은 4명이지만 그릇은 3개뿐이고, 그마저 식량이 떨어진지 5일째”라며 “비제(畢節)시 허장(赫章)현 1만2000가구는 식량이 부족한 채 살고 있지만, 아무도 국가를 원망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현지시간) 중국 구이저우성 비제의 첸시현에 있는 묘족 마을 광장에서 축제 활동 중인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며 전국의 소수민족에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춘제를 앞두고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일대를 시찰했다. 비제=AP뉴시스
비제시의 ‘힘겨운 삶’의 소식은 중국 권력의 본산 ‘중난하이’를 놀라게 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등장한 인물이 시진핑 주석의 부친 시중쉰과 후진타오 전 주석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였던 시중쉰은 당시 43살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중앙 제1서기였던 후진타오에게 “구이저우에 가서 빈곤 퇴치를 잘 할 것”을 지시했다.

후 주석은 비제를 ‘빈곤 퇴치 및 생태 개발 건설’ 특구로 조성해 빈곤 퇴출 첫 삽을 들었다.

이때부터 시작된 중국 구이저우의 빈곤 퇴치는 시간이 흘러 지난해 11월 9개현이 빈곤 지역 탈출을 선포해 구이저우의 빈곤현 66곳이 모두 빈곤 딱지를 뗐다. 이는 중국이 지정한 전국 빈곤현 832곳이 모두 가난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했다.

시진핑 주석이 설을 앞두고 비제를 찾은 것은 국가적 과제로 2013년부터 시행해온 ‘빈곤 퇴치’가 완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 모든 지역에서 빈곤을 퇴치시켜 2020년까지 ‘샤오캉(기본적인 의식주에 제약을 받지 않음)’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빈곤의 대명사였던 구이저우의 비제를 찾은 셈이다.

또 시주석이 비제시의 첸시현 소수민족인 묘족 등을 만나 중국 전역의 민족들에게 춘제 축하 인사를 건넨 것은 소수민족을 포용하기 위한 포석도 담겨 있다.

시진핑 주석은 “소띠 해를 맞아 중국 전역의 민족과 인민에 설 축복을 전한다”면서 “중국의 모든 민족과 인민이 건강하고 사업이 잘되길 바라며 우리의 위대한 조국이 번영하고 강대해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지난 4일 구이저우성의 구이양에 있는 공군 부대를 시찰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공산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도 맡고 있는 시 주석이 당과 군사위를 대표해 인민해방군 전 장병에게 새해 인사를 하면서 전투력 강화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구이양=신화연합뉴스
◆첨단 기술 강조 “미국에 앞서나가겠다”

시 주석은 구이저우시 방문 기간 공군 부대 시찰과 온라인으로 핑탕현 분지에 건설된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톈옌(天眼)’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변하지 않는 미중 갈등 상황에서 첨단 장비를 갖춘 공군 부대 시찰을 통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미래 첨단 기술을 상징하는 전파망원경을 통해 향후 과학 기술 등의 분야에서 앞서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공산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도 맡고 있는 시 주석은 지난 4일 부대 시찰에서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를 대표해 인민해방군 전 장병에게 새해 인사를 했다. 시 주석은 정보전에 쓰이는 특수목적기 내부를 둘러본 뒤 첨단 장비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에 속도를 내고 맞춤형 훈련을 강화하며 전투력 업그레이드를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미중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실전화 군사훈련을 강화해 전쟁에 이길 수 있는 능력을 끊임없이 향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핑탕현 산 정상의 자연 분지에 건설된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톈옌’은 ‘지름 500m 구면 전파망원경(FAST)’으로 간섭계를 이용하지 않는 단일 구경 전파망원경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특히 구형 표면을 덮고 있는 반사경의 기울기를 컴퓨터로 조정해 망원경의 초점을 바꿀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지난 57년간 우주를 향한 거대한 눈 역할을 해온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천문대 전파망원경(지름 305m)이 지난달 1일 붕괴하면서, 중국은 세계 유일의 거대 전파망원경 보유국이 됐다. 톈옌은 2016년부터 시험운용을 거쳐 지난해 1월 11일부터 정식 가동 중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일 500m 구면 전파망원경의 프로젝트에 핵심 과학자들을 만나 설명을 듣고 있다. 구이양=신화연합뉴스
시 주석은 톈옌 프로젝트 책임자 등과의 화상 통화에서 텐옌 건설 과정, 기술 혁신 등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현대 사회주의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기 위해서는 과학 기술이 우선적이고 기술 혁신은 핵심이자 중추”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그동안 여러차례 중국 기술 혁신의 대표적 사례로 ‘톈옌’을 언급해왔다.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어느때보다 기술 독립에 대한 중국의 기대가 큰 상황에서 자체 기술로 완성한 ‘텐옌’에 대한 시 주석의 자긍심은 클 수밖에 없다. 

시 주석은 “톈옌은 국가의 주요 과학 기술 기반 시설이자 하늘을 관찰하는 거대한 눈이자 중국의 가장 중요한 무기”라며 “중국의 과학 분야 개척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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