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업·부산銀도 빠르면 이달말 '손해 미확정' 라임투자자 분쟁조정

라임 미확정 투자손실 60~70% 배상 수용 KB증권 이은 2번째 사례
현장조사 마무리 농협·경남은행은 금감원 검사 전이라 추후 추진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금융감독원이 이달 말 우리은행, 기업은행, 부산은행이 판매한 손해 미확정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대한 분쟁조정을 추진한다. 앞서 KB증권이 손해 미확정 라임 펀드 투자자들에게 손실의 60~70%를 우선 배상하기로 했는데, 손해가 확정되지 않은 펀드 투자자에 대한 첫 분쟁조정 수용 사례였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라임 펀드를 판매한 우리·기업·부산·농협·경남 등 5개 은행에 대한 현장조사를 최근 마무리했다. 이들 은행은 손실 미확정 펀드에 사후정산 방식을 적용해 금감원의 배상 권고가 도출되는 절차에 동의한 곳들이다.

펀드의 경우 원칙적으로 환매 또는 청산으로 손해가 확정되면 손해배상이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손해 확정 작업 지연으로 분쟁조정이 미뤄지면서 투자자 피해가 지속됐다. 이에 금감원은 펀드 판매사가 사후정산 방식에 동의하는 경우 추정손해액(미상환액)을 기준으로 분쟁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30일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는 손해 미확정 펀드 투자자와 관련해 KB증권에 대한 배상 권고를 처음으로 내렸고 KB증권은 지난달 28일 투자손실 60~70%를 투자자 3명에게 배상하기로 결정했다. 투자자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조정대상에 대해서는 분조위 배상기준에 따라 자율조정 등의 방식으로 처리된다.

이후 금감원은 복수 금융사의 손해 미확정 펀드에 대한 분쟁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분쟁조정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현장조사를 마무리한 5개 은행 중 우리·기업·부산 등 3개 은행에 대해서만 분쟁조정이 우선 추진되는 것은 농협·경남 등 2개 은행에 대해서는 아직 금감원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가 이뤄져 사실관계가 명확히 규명된 경우 등에 한해 손해 미확정 펀드에 대한 분쟁조정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기업·부산 등 3개 은행에 대한 분조위는 이르면 이달 말 개최될 예정이다. 다만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이달 25일 개최되는 만큼 은행 측이 분조위 개최 시점을 미뤄 줄 것을 금감원에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분조위는 다음달에 열릴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기업은행이 제재심 전에 분조위를 열어 분쟁조정 이슈를 털겠다는 의지를 보일 수 있다. 다만 만약 그게 부담돼 제재 일정에 더 집중하겠다는 입장일 경우 제재심 이후에 분조위를 열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기업·부산은행에 대한 배상 비율은 KB증권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라임 펀드 규모는 2700억원, 투자자 수는 1300여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6월 플루토와 테티스 등 라임 펀드와 관련해 펀드별 원금의 최대 51%를 투자자에게 선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금감원은 이밖에도 신한·산업·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 등 라임 펀드를 판매한 금융사들이 동의할 경우 상반기(1~6월) 중 사후정산 방식을 적용한 분쟁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