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6년제 부활·의대 정원 확대 검토.. 이과 최상위 입시 '지각변동'
약대 편입 많았던 상위권 자연계열 등
점수대 비슷한 학과 인기 하락 불가피
의대 정원 증가 확정 시 입시 판 흔들
4차산업혁명 첨단학과 강세 여전할 듯
7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2학년도부터 전국 37개 약학대학 중 34곳이 6년제 학부로 학생을 선발한다. 충남대와 부산대가 2+4년을 유지하고 있고 강원대는 6년제 약대 전환 여부를 고민 중이다. 34개 약대 중 32개 대학에서 선발 인원을 확정했다. 신입생 규모는 1578명으로 예상된다. 14년 만에 6년제 학부 선발로 전환된 약대의 입시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것이다.
◆약대, 상위권대 생명계열 합격선 수준 전망
약대가 학부 선발을 시작하면서 의학계열 및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과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약대가 마지막으로 신입생을 선발한 2008년 당시 수도권 주요 약대 정시 합격선은 서울대 자연계열 중위권 수준을 나타냈다. 서울대 약대의 경우 지방대 의대와 비슷할 만큼 합격선이 높았다.
2022학년도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의 지원은 이른바 ‘의치약한수’에 몰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의치약한수는 수험생들 사이에서 의대와 치대, 약대, 한의대, 수의대의 줄임말로 통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약대의 6년제 학부선발 실시로 수도권 주요 대학의 약학과로 지원자층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하위권 의치대와 상위권 대학 자연과학계열 학과들, 특히 화학이나 생명과학 관련 합격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의대 정원 증가 확정되면 입시 판 흔들 듯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우선 노리는 의대 역시 정원 확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정부 등은 2021학년도 3058명이었던 의대 정원을 2022학년도부터 3458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 안은 원점에서 재검토 되고있다. 전국 36개 의대의 평균 모집인원이 78명인 점에 비춰보면 ‘정원 400명 확대’는 ‘의대 5개 신설’과 비슷한 수준이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의사협회와 여당, 정부가 원점에서 전면 재논의하기로 협의한 사항”이라며 “인원 확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의대 정원이 지방 대학 중심으로 늘어나더라도 학생들의 의대 선호 현상은 변함없을 것”이라며 “수도권 대학의 인기 학과의 경쟁률이 하락할 가능성도 높고, 일부 학과의 경우 모집 정원이 미달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첨단산업 관련 학과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021학년도부터 주요 대학들은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반도체 등 첨단산업 관련 학과를 신설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학과들은 취업이 보장됐거나 채용 조건형 계약학과 등이어서 2021학년도 입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고려대 융합에너지 공학과나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중앙대 AI학과, 한양대 데이터사이언스 등 모집군의 경쟁률은 각 학교의 자연계 평균을 웃돌았다.
올해는 관련 학과의 입학정원이 늘어난다. 정부는 첨단산업 인력 확보를 위해 규제를 완화했고, 10년간 8만명의 관련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년 3월 개교해 신입생을 유치할 한국에너지공과대학도 자연계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은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전문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국전력공사가 설립을 추진하는 이공계 특성화 학교다. 한국전력 이사회는 일명 ‘한전공대’ 등으로 불리던 교명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로 확정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 특별법이 다음달 제정될 경우 5월 중에는 2022학년도 신입생 모집전형 요강이 완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학교는 재학생 모두 기숙사에 수용하고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면제하는 방안을 마련한 데다 졸업 후 한국전력 취업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여 인기가 높을 전망이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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