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받이 장관 돼서 뭐하나"..워라밸 부처 몰리는 90년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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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 신입 사무관들의 1순위 선호 부처는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이다.
7일 이데일리가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행시(5급 공채) 수습사무관 2021년 부처 배치 현황'에 따르면 일반행정직 및 재경직 각각의 성적 최상위 5위권(총 10명) 중 국세청에 배치된 사무관이 3명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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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문화 "야근 덜하고, 전문성+서울 출퇴근까지"
유연한 조직 문화 "상명하복보다는 수평적 업무 관계"
文정부서 높아진 조직 위상 "일 많아도 업무 인정받아"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한광범 최정훈 기자] 90년대생 신입 사무관들의 1순위 선호 부처는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이다. ‘욕받이’ 장·차관이 되기 위해 인생을 투자하기보다는 일과 가정을 양립하고 퇴직 후를 대비하는 ‘워라밸’ 공직생활을 희망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행시 수석이 기재부를 주로 택했지만, 최근에는 국세청·공정위·금융위로 가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2017년 행정고시 일반행정직 수석합격자인 A 사무관은 국세청을 희망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에 배치됐다. 작년에는 행시 재경직 수석, 차석, 5등, 9등이 모두 공정위로 갓다. 2019년 금융위에 배치된 사무관 6명 모두 행시 재경직 상위 15위권이다.
관가에서는 공직사회에서 확산하고 있는 ‘워라밸 문화’ 영향으로 해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요즘 신입 사무관들은 욕먹는 부총리·장차관이 되기보다는 개인의 일상을 우선하기 때문에 기재부 지원이 뚝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청은 골치 아프고 야근 많은 기획·정책 업무가 기재부보다 덜하다. 다른 성격의 일을 옮기며 하기보다는 세제라는 한우물을 파며 전문성을 키울 수도 있다”며 “서울·중부청에 배정되면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점도 매력적”이라고 풀이했다. 서울에 위치한 금융위도 출퇴근이 용이한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유연한 조직 문화’도 신입 사무관들이 부처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수습 사무관들이 합격 후 국가인재원 등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부처별 정보를 공유한다”며 “공정위는 업무가 전문적이고, 조직 문화가 다른 부처에 비해 수평적이어서 선호하는 신입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사무관 등이 일선 현장을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사건을 처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상명하복 문화가 덜하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공정위 위상이 높아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출범 직후 공정위 구내식당을 찾아 오찬을 함께 하며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고용부도 업무 과중이 적지 않은 부처이지만 최근 들어 신입 인재들이 몰리고 있다”며 “문재인정부에서 일자리 정책이 중요해져 업무 효용성이 큰 점, 부처 분위기가 상당히 끈끈하고 권위적이지 않은 점이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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