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개인 해외주식 투자 증가액, 연기금·기관 첫 추월

한광덕 2021. 2. 8.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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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인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규모가 급증해 연기금 등 정부 부문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의 증가 규모를 처음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코스)의 금융계정 자료를 보면, 개인이 대부분인 비금융기업 부문의 해외주식 투자는 지난해 194억6660만달러(21조8746억원)가 늘어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이 포함된 일반정부(185억1630억달러)와 자산운용·보험·증권 등으로 구성된 기타금융기관(178억5790만달러)의 증가액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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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지난해 금융계정 자료
개인 대부분인 비금융기업 194억달러 증가
일반정부·기타금융기관보다 많이 늘어
원-달러 환율엔 상승요인으로 작용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로이터 연합

지난해 개인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규모가 급증해 연기금 등 정부 부문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의 증가 규모를 처음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코스)의 금융계정 자료를 보면, 개인이 대부분인 비금융기업 부문의 해외주식 투자는 지난해 194억6660만달러(21조8746억원)가 늘어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이 포함된 일반정부(185억1630억달러)와 자산운용·보험·증권 등으로 구성된 기타금융기관(178억5790만달러)의 증가액보다 많았다. 이는 해외투자의 주체별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 분류방식을 따른 ‘비금융기업’ 부문은 개인과 기타로 구성돼 있는데 기타의 해외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는 정부와 기타금융기관이 주도해왔다. 이들이 연간 투자 증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었다. 2019년만 해도 개인의 투자 증가액(21억3190만달러)은 5%에 그쳤다. 하지만 이른바 ‘서학개미’(해외주식을 매매하는 국내개인) 돌풍이 몰아친 지난해 개인 투자 증가액은 전년에 견줘 9.1배 늘어 전체 증가액(563억2550만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4.6%로 껑충 높아졌다. 해외주식에 대한 개인의 직접투자 증가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세계증시 급락이 계기가 됐다.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투자는 지난해 2월 3억6190만달러에서 4월에 20억9870만달러로 급증했다. 개인 비중은 2월 7.5%에서 8월에는 96.3%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해외주식 투자잔액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말 4.5%(153억8340만달러)에서 지난해 3분기말 기준 8.6%(341억5760만달러)로 커졌다.

개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환헤지를 하지 않아 원화가치 강세(환율 하락)를 제한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 중 미국주식 비중이 90%에 달한다. 국제금융센터의 신술위 책임연구원은 “개인은 달러보유를 선호해 100% 환노출을 하기 때문에 외환시장에서 달러수요가 많아져 환율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해외투자 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는 국민연금도 환헤지를 하지 않고 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로 인한 달러 수요가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위한 원화 수요보다 더 커진 것도 환율 상승을 압박한다. 지난해 내국인의 해외증권(주식+채권) 투자는 585억5천만달러 늘어난 반면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는 주식 순매도 영향으로 170억6천만달러 증가에 그쳤다.

물론 원화 환율은 기본적으로 기축통화인 달러가치의 향방에 좌우되고 국내 수출과 경상수지 흐름의 영향을 받는다. 다만 올해 들어 해외주식 매수 속도는 더 가팔라졌다. 지난 4일까지 순매수액은 52억8818만달러로 지난 한해 순매수액의 26.8%에 달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내국인의 해외주식투자가 0.3% 증가할 때 원화가치는 0.5% 절하되는 영향이 발생한다. 지난 5일 원-달러 환율은 1123.7원으로 지난해 11월5일(1128.2원) 이후 석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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