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인터넷 기업들 '전면 반발', 통신사들 '취지는 공감'..온도차

인터넷 업계, 최소 규제로 컸다.."기존 법으로 가능"
통신사, 플랫폼 논의는 의미 있다 .."과잉 규제는 반대"
'전관 자리 마련하는 법' 분통도

[이데일리 김현아 이대호 기자]‘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공정위 소관)’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보호법(방통위 소관)’을 두고 IT 기업들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지만 온도 차가 난다. 인터넷 기업들은 전면 반발하고, 통신 기업들은 취지에는 공감하나 규제를 최소화하자는 입장이다.

검색 포털, 배달, 커머스, 모빌리티 등을 하는 인터넷 기업들은 ‘부가통신사’로만 규율 받았던 지금까지와 다른 별도의 규제법이 생기기 때문에 긴장한다. 반면 ‘기간통신사’로서 강한 규제를 받아왔던 통신사들은 거대 플랫폼 기업에 대해서는 일부 규율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모두 섣부른 규제는 구글, 아마존과 싸우는 네이버·카카오뿐 아니라 마켓컬리·당근마켓 같은 스마트업들,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되려는 통신사에도 피해가 갈 것으로 우려한다. 급속도로 진화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소관으로 두려는 공정위와 방통위의 경쟁적 행보에 ‘고래(부처)싸움으로 새우등(기업들) 터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인터넷 업계, 최소 규제로 성장했다…“기존 법으로 가능”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전기통신사업법에서 부가통신사업자 규제를 최소화한 덕분에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같은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면서 “온라인 플랫폼법은 혁신 분야에서도 강력한 사전 규제를 하려 하기에 걱정된다”고 말했다.

플랫폼의 특성이 일회의 판매와 간헐적 A/S 형태의 제조판매업과 달라 스스로 공정거래나 이용자보호에 신경쓸 수밖에 없다는 점도 언급한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은 플랫폼 이용자와 최종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양면시장이어서 스스로 보호와 서비스의 질을 높이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면서 “공정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약관규제법, 표시광고법 등 기존법으로도 규제가 가능한 데 왜 별도로 법으로 만들려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통신사, 플랫폼 논의는 의미 있다 …“과잉 규제는 반대”

통신사들은 플랫폼에 대한 규제 논의가 시작된 점 자체는 반기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 3사를 다 합쳐도 시가총액이 30조 남짓인데 네이버·카카오를 합치면 100조에 달한다”면서 “당장 규제하자는 게 아니라 그만큼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니 지금부터라도 플랫폼 거래의 투명성과 공정경쟁, 이용자 보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통신사들이 섣부른 입법화에 찬성하는 건 아니다. 규제 필요성은 공감해도 유연하고 전문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먼저 플랫폼 영역에서 기존 법으로는 규제가 안되는 심각한 공정거래 문제나 이용자 보호 문제가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백서, 가이드라인 정도로 규정해 보는 방안도 괜찮다”고 말했다.

‘전관 자리 마련하는 법’ 분통도

각 온라인플랫폼 법안엔 분쟁조정협의회(공정화법), 플랫폼분쟁조정위원회(이용자보호법)를 설치한다는 내용이 있다. 협의회는 9명, 위원회는 10명 이하 규모다. 공정위 위원장이, 방통위 위원장이 최종 임명 또는 위촉한다.

업계에선 여러 자격요건 중 ‘4급 이상 공무원의 직에 있거나 있었던 사람’을 두고 “전관 자리 마련하는 법”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기존 법으로도 되는데, 왜 법안을 추진할까 하는 의구심이 해소됐다”고 작심 발언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