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긍심요? 욕받이죠"..동네북 전락한 文경제 컨트롤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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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사기를 진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재부 1차관 출신으로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최중경 전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기재부 장관이 국가 정책 결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인데 지금은 '기재부의 나라냐'는 비난까지 들을 정도로 정치권으로부터 공격받기 일쑤"라며 기재부가 정치권 욕받이로 전락한 게 이같은 현상을 초래한 것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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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시 1~5등, 기재부행 0명..신입 사무관 기피부처로
4년 만에 급변..文정부 초기엔 10명 중 8명 기재부행
"워라밸 문화+격무에도 보상커녕 정치권 공격 결과"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이명철 원다연 기자] “기획재정부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사기를 진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젊은 사무관들이 업무에 손 떼고 싶어할 정도로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라며 “‘다른 부처로 전출하고 싶다’, ‘예산실 벗어나고 싶다’는 요구가 빗발친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공직자가 되겠다며 수재들이 몰려들던 기재부가 문재인정부 들어 기피부처로 전락했다. “기재부의 나라냐”고 질타하는 등 정치권의 과도한 비난과 기재부의 무기력한 대응이 맞물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행시의 꽃’으로 불리는 재경직도 비슷한 추세다. 재경직 1~5등 중에서 기재부로 배치된 수습 사무관은 1명에 그쳤다. 금융위원회에 배치된 사무관이 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에도 각각 1명씩 배정됐다. 과거부터 행시 수석·차석이 기재부로 가던 불문율이 깨진 것이다.
행시 상위권뿐 아니라 수습 사무관 전반에 기재부 기피 현상은 두드러졌다. 수습 사무관들을 대상으로 부처별 지망을 지난달 접수한 결과, 기재부는 재경직에서 ‘정원 미달’ 굴욕을 당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워라밸·QOL(Quality of life ·삶의질) 중시에 따라 기재부행이 줄었더라도 이렇게까지 외면당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워라밸, 격무, 인사적체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초인 2017년만 해도 당시 행시 재경직 수석·차석을 포함해 1~10등 중 8명이 기재부를 지원했다.
기재부 1차관 출신으로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최중경 전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기재부 장관이 국가 정책 결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인데 지금은 ‘기재부의 나라냐’는 비난까지 들을 정도로 정치권으로부터 공격받기 일쑤”라며 기재부가 정치권 욕받이로 전락한 게 이같은 현상을 초래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은 “행정부가 정치권력에 예속되면서 공직자로서 일하는 보람이 퇴색됐고 자부심마저 깨졌기 때문”이라며 “기재부를 비롯해 공직자들을 국가의 자원이자 인재로 존중하고 소신 있게 정책을 추진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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