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본회의때 병가 내고 스페인 가족여행
월 60만원 썼다는 해에도 보좌관 10명과 스페인 출장
"경비 상당액 내가 내" 출처 논란.. 후원금 관련 의혹도
본인과 아내·딸 세 가족의 한 달 생활비가 6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던 황희(54)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016년 국회의원 당선 이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가족과 미국·스페인 등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7일 확인됐다. 2019년 보좌진 10명과 9일간 다녀온 스페인 출장 경비의 출처를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황 후보자는 2019년 세 가족 생활비 지출이 720만원이라고 국세청에 신고해 야당에서 축소 신고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이용 의원이 법무부에서 받은 황 후보자 가족의 출입국 기록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아내·딸과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2017년엔 스페인, 2018년엔 미국·체코와 타히티섬 등이 있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2019년엔 베트남·러시아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특히 2017년 7월 스페인으로 총 11일 동안 가족 여행을 가면서 병가를 내고 본회의는 빠졌다.
황 후보자는 2019년 국세청에 세 가족 생활비 지출이 총 720여만원이었다고 신고한 바 있다. 이는 신용카드·직불카드·현금영수증·전통시장 사용분·대중교통비·도서 공연·교육비·의료비까지 포함해 720만원으로, 한 달 평균 60만원만 썼다고 한 것이다. 황 후보자는 이에 5일 본지 통화에서 “딸 학비가 많이 들어 생활비를 아껴쓰기로 했다”면서 “한 달 생활비가 6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황 후보자 딸은 2019년 목동의 한 자사고에 입학했고 2학기부턴 1년에 4200만원이 드는 외국인학교에 다니고 있다. ‘가족 여행은 어떻게 다녔느냐’는 질문엔 “생활비와 여행비는 별도”라고 답했다. 국세청 기록에는 잡히지 않지만, 따로 모아둔 본인 돈을 사용해 가족 여행을 다녔다는 얘기다.
황 후보자가 2019년 3월 1일~3월 9일 보좌진들과 함께 다녀온 스페인 출장 상황도 의혹을 낳고 있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국회 사무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이때도 병가를 내고 본회의를 빠진 뒤 보좌진 10여 명과 9일간 스페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국회에 지난 10년간 해외 출장을 다녀온 내역을 제출했으나, 이 출장에 대해선 관련 내역이나 증빙 자료를 내지 않았다. 문체부를 통해 “도시 재생 관련해 다녀왔다”고만 밝혔을 뿐이다. 황 후보자가 이때 출장 목적으로 지출한 정치자금은 577만 7941원이었다. 10명이 스페인에서 9일간 지내면서 썼다고 보기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황 후보자는 이에 대해 “보좌진 경비가 1500만원 정도 들었는데, 내가 많이 부담했고 일부는 보좌진 개인 돈으로 썼다”면서 “별도의 외부 지원은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 달 60만원만 쓰고 지냈다면서 보좌진 출장 경비까지 황 후보자가 일부 부담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 야당 의원실 보좌관은 “보좌관이 국회의원의 공무 출장을 따라가면서 개인 경비를 따로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출장 자금 출처에 대한 소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황 후보자는 6일 한 시민단체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 모임은 “황 후보자가 2018년 스마트 도시법 개정안을 발의한 이후 이 법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수자원공사 간부 A씨에게 500만원씩 두 차례 후원금을 받았다”며 황 후보자와 A씨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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