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2 검찰청'에 친정권 인사.. "윤석열 임기 말까지 통제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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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폭의 이동은 없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번 인사로 대형 부정부패 수사를 도맡는 일선 검찰청 '빅2'의 수장이 모두 친(親)정권 성향 검사장으로 채워졌다는 사실이다.
이번 인사가 소폭이었던 만큼 향후 관심은 수사팀 실무 책임자들인 차장ㆍ부장검사 인사에 쏠릴 전망이다.
다만 대부분의 전ㆍ현직 검찰 간부들은 "지난해 여름 대규모의 고검검사급 인사가 단행됐고, 6개월 후 총장이 교체되면 또다시 검찰 간부 인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 이번에 차장ㆍ부장검사 인사도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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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의견 일부수용' 외형, 실리는 朴 장관 챙겨
"차장·부장검사 인사 역시 소폭 그칠 것" 전망
큰 폭의 이동은 없었다. ‘추미애 시즌2’도 아니었고,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화해 제스처’도 없었다. 7일 단행된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의 ‘첫 번째 검찰 인사’ 얘기다. 이날 발표된 검사장급 이상 전보 인사의 실질적 내용은 ‘법무부 검찰국장-서울남부지검장 맞트레이드’와 ‘공석인 대검 기획조정부장 자리 채우기’, 이렇게 두 가지뿐이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번 인사로 대형 부정부패 수사를 도맡는 일선 검찰청 ‘빅2’의 수장이 모두 친(親)정권 성향 검사장으로 채워졌다는 사실이다. 우선 규모로 보나 수사력으로 보나, ‘전국 최대ㆍ최고’ 위상인 서울중앙지검의 이성윤 지검장은 검찰 안팎의 교체 필요 여론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게 됐다. 이 지검장은 ‘검언유착’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귀결되는데도, 한동훈 검사장 무혐의 처분 결론을 계속 미루면서 휘하 검사들한테까지 “리더십이 실종됐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윤 총장도 지난 2일과 5일 박 장관과의 두 차례 회동에서 “서울중앙지검장만큼은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끝내 박 장관은 ‘이성윤 유임’ 카드를 택했다.
정치인 수사나 금융비리 사건을 주로 맡는 서울남부지검도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킨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새로 이끌게 됐다. 남부지검은 국회와 금융권이 밀집한 서울 여의도 인근에 있어 중요 사건이 몰리는 곳이다. 현재는 여야 정치인들을 겨냥한 라임자산운용 비리 의혹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말 윤 총장 징계 국면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등 노골적으로 ‘정권 친화적’ 행보를 보였던 심 국장을 신임 남부지검장에 앉힌 것은 예사롭지 않은 신호다.
검찰 안팎에선 이를 두고 “윤 총장이 올해 7월 임기 말까지 서울중앙ㆍ남부지검 수사를 제대로 지휘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윤 총장이 현 정권을 겨냥해 마음대로 ‘검찰의 칼’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법무부와 청와대가 계속 통제권을 행사하기 위한 포석이란 의미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이성윤 지검장 유임, 심재철 국장의 남부지검장 보임은 사실상 윤 총장 요구를 박 장관이 들어주지 않은 것”이라며 “청와대가 여전히 윤 총장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박 장관 입장에선 ‘묘수’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법무부 내 검찰 사무지휘ㆍ감독 실무를 담당하는 검찰국장을 교체함으로써 최소한 ‘윤 총장 의견 수용’이라는 모양새는 갖춘 탓이다. 지방검찰청의 한 간부는 “검찰국장에서 물러나면 심 국장에겐 ‘좌천’ 이미지가 붙을 수밖에 없는데, 남부지검장으로 간다면 좌천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신임 남부지검장이 됐다가 4개월 만에 검찰국장으로 옮기는 이정수 검사장도 불명예 인사로 보긴 어렵다. 이 검사장은 박 장관의 고교(서울 남강고) 후배이기도 하다. 결국 윤 총장의 ‘검찰국장 교체’ 의견을 받아들이면서도, 실리는 박 장관이 챙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의 이두봉 지검장의 유임에 대해서도 박 장관으로선 ‘윤 총장 요구를 반영해 줬다’고 내세울 수 있는 지점이다.
이번 인사가 소폭이었던 만큼 향후 관심은 수사팀 실무 책임자들인 차장ㆍ부장검사 인사에 쏠릴 전망이다. “검찰 인사가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고 언급했던 박 장관의 의중이 제대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부분의 전ㆍ현직 검찰 간부들은 “지난해 여름 대규모의 고검검사급 인사가 단행됐고, 6개월 후 총장이 교체되면 또다시 검찰 간부 인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 이번에 차장ㆍ부장검사 인사도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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