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석방시위 참가했다며… 러시아, EU 3國 외교관 추방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둘러싸고 EU(유럽 연합)와 러시아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나발니를 석방하라는 시위에 참가했다며 러시아가 EU 3국 외교관들에게 추방 명령을 내렸고, EU는 상응하는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5일(현지 시각) 러시아 주재 독일, 스웨덴, 폴란드 외교관 1명씩 모두 3명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하고 추방한다고 밝혔다. 이 외교관 3명이 나발니 석방 요구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였다. 러시아의 조치는 이날 EU 외교장관 격인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가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가진 직후에 나왔다. 격분한 보렐은 현지에서 “이번 추방 조치를 강하게 비난한다”고 했다.
보렐에 이어 EU 주요 지도자들도 러시아를 규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러시아가 법치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매우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EU는 맞대응을 예고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이번 추방 결정을 재고하지 않으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폴란드 외무부는 바르샤바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고, 스웨덴 외무부도 “러시아 결정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라며 대응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다.
외교관 추방 조치 이전에도 EU는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으면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러시아를 압박했다. 러시아는 “내정 간섭에 해당하는 EU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라브로프 외무장관)”며 맞섰다.
양측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만든 ‘스푸트니크V’ 코로나 백신을 EU가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양측 관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일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은 스푸트니크V가 2만명이 참여한 3상 시험에서 91.6% 효능을 보였다는 논문을 게재했고, 이후 백신이 부족해 애를 먹고 있는 EU가 이 백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모든 자료를 제출해 투명성을 보이면 승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뒤,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받은 백신이면 모두 환영한다”고 했다.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로지카는 스푸트니크V를 들여와 독일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러시아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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