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다 성희롱했다간..
지난해 울산지법은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도중 여성에게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통매음)를 했다는 이유로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같이 게임하던 여성 B씨에게 채팅으로 “OO임? ㄷㄷ OO이고 말 없는 것 보니 진짜 OO임?”이라고 말을 걸었고 B씨가 “저 여자인데, 그만하세요”라고 말하자 “꼬우면 OOO”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판결문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고, 남성들은 “이제 게임하다가 잘못 성드립(성희롱 등 성적 발언)하면 인생 종친다” “조심하자”는 반응을 보였다. 여성들도 이 판결문을 공유하면서 “이제 게임하다가 ‘성드립'하는 인간은 무조건 (화면) 캡처하고 ‘통매음’ 신고하자”고 했다. 통매음에 해당하는 행위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것’이다.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는다. 지난해 ‘n번방’ 사건을 계기로 벌금이 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높아졌다. 경찰청 ‘통매음' 발생 건수는 2015년 1130건에서 2017년 1249건, 2019년 1437건으로 증가 추세다.
통매음 사건은 코로나 사태 이후 더 늘어나는 분위기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로 재택근무나 원격 수업이 보편화되고 집에서 게임하는 이용자들이 늘어서 그런지, ‘혹시 이게 통매음이 아닐까' 걱정해서 상담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실제 남성들이 성범죄 관련 의문 사항을 주고받는 사이트 ‘성범죄 전문 지식 공유 카페’에는 하루에도 관련 문의 글이 여러 건 올라온다. “작년 12월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을 하다가 너무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욕을 했는데 ‘통매음'으로 고소됐다”면서 “무슨 욕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나는데 경찰서 출석 전에 고소한 분에게 사과하면 어떠냐”는 질문을 비롯해, “게임하다 성적인 욕을 했는데, l상대방이 신고하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다양한 사연이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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