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미세먼지 줄자, 천체망원경 불티나게 팔려

김민기 기자 2021. 2. 8.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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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코너] 하늘 맑아져 별 보기 좋아
천문동호회원 작년 한해60% 더 늘어
장비 문의 글도 2배이상 급증

경상남도 함안에 사는 직장인 오귀택(50)씨는 지난달 30만원을 주고 중고 천체망원경을 샀다. 퇴근 후 베란다로 나가 망원경으로 달 표면의 크고 작은 구덩이(크레이터)를 보는 게 오씨의 새 취미다. 망원경으로 확대한 달·별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인터넷 블로그에도 올린다. 오씨는 “코로나 이후 저녁이 무료해졌는데, 어느 날 하늘을 보다 문득 달·별을 자세히 보고 싶어 산 것”이라며 “흥미가 붙어 좀 더 고급 기종으로 바꿀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7일 강원도 고성에 사는 김지우(11)양이 밤하늘을 관측하고 있다. /한혜진씨 제공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하늘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로 회식·모임이 사라지며 저녁 시간이 여유로워지고, 산업 활동과 유동 인구가 줄면서 하늘이 맑아진 덕분이다. 7일 온라인 쇼핑몰 티몬에 따르면,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작년 4분기(10~12월) 천체망원경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528%가 늘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작년 초미세 먼지 평균 농도(19㎍/㎥)와 ‘나쁨 일수'(27일)는 전년 대비 각각 17.4%, 42.6% 줄었다. 원치복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회장은 “미세 먼지 농도가 짙으면 북극성이나 겨울 별자리인 오리온자리를 선명하게 보기 어려운데, 요즘은 대기 질이 좋아 도심에서도 육안으로 쉽게 볼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로 야외 활동이 어려워지며 자녀 교육 차원에서 망원경을 사기도 한다. 초등학교 6학년생 딸을 둔 한혜진(41·강원 고성)씨는 작년 12월 70만원을 주고 천체망원경을 샀다. 한씨는 “코로나로 밖에 잘 못 나가는 딸이 요즘은 1주일에 2~3번씩 거실의 망원경으로 하늘을 본다”며 “처음엔 아이를 위해 샀는데, 요즘은 남편도 흥미가 생겨 딸과 함께 별을 본다”고 했다.

천문 관련 동호회에 가입하는 회원도 늘었다. 회원 수 3만7000여 명의 온라인 카페 ‘별하늘지기’에 작년 한 해 가입한 신규 회원 수가 8000여 명에 달했다. 전년 가입자(5000여 명)와 비교해도 60%가 더 늘었다. 카페 매니저 김현석(44)씨는 “요즘 카페에 올라오는 제품 문의 글도 하루 평균 50건 정도로 체감상 코로나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유튜브 영상을 통해 ‘간접 관측’을 즐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10년째 천체 관측 취미 활동을 하고 있다는 유튜버 이동광(48)씨는 “요즘 실시간 천체 관측 라이브 방송을 하면 1000여 명씩 들어온다”며 “‘코로나로 지쳐 있었는데 대리 만족한다’는 반응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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