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에서 작곡가로 제2의 인생, 낭만 음악가 김영식 씨

YTN 2021. 2. 8.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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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의 한 공원에서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노랫말이 한글입니다.

[줄리아 벨 / 오페라 단원 : 저는 새로운 언어로 노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완전히 다른 느낌이죠. 그의 노래는 매우 아름답고요. 저는 그 노래를 부르는 것이 늘 기뻤어요. 작곡가로서 그의 장점은 그가 가수라는 것입니다. 그는 목소리를 악보에 표현하는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오페라단원으로 만난 두 사람이 부른 노래는 김영식 씨가 작곡한 곡.

재독 동포가 쓴 시에 음을 붙여 만든 가곡입니다.

90년대 초, 베를린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하우스에서 24년째 테너로 활동해 온 김영식 씨.

가곡을 작곡하며 또 다른 음악 인생을 열었습니다.

한평생 노래만 해온 김영식 씨가 작곡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특별합니다.

[김영식 / 가곡 작곡가 : 제가 40대 초반까지는 그저 앞만 향해서 저 자신을 성악가로서의 경력을 위한 삶을 살아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근데 제가 우연히 40대 초반에 건강상에 문제가 갑자기 생겼습니다.]

건강에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아 조직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나흘 동안 김영식 씨는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건강에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4일간의 고민이 그를 제2의 음악 인생으로 이끌었습니다.

[김영식 / 가곡 작곡가 : 제가 어떤 개인적인 제 스스로의 한 인생의 낭만적인 흔적이라도 가곡을 통해서 남겨 놓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독일에 산 지도 어느덧 30년 남짓.

동포사회의 문화 활성화에도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문학적 재능을 가진 동포의 시에 본인의 곡을 더해 아름다운 가곡을 만들어 냈습니다.

[김영식 / 가곡 작곡가 : 그분들의 시 작품을 접하게 되면서 시작품에 제가 갖고 있는 음악적인 낭만적인 요소를 가미시켜서 제3의 창작 작품으로 만들어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곡만 무려 200여 곡.

김영식 씨 자신의 인생에 흔적을 남기고자 시작한 작곡이었지만, 그의 노래를 듣는 이들에게도 전해지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파벨 스미르노프 / 오페라 단원 : 그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죠. 자신도 행복을 느끼고 수많은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해줍니다. 그 일(작곡하는 일)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김복실 / 아내 : 모든 걸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정말 열정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고 꼭 해내고야 말겠다는 그런 것도 있고. 그런 게 존경스러워요.]

인생의 황혼 무렵 맞닥뜨린 코로나19 시대에 사람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나눌 가곡 창작을 더 왕성하게 하게 하는 김영식 씨.

성악가에서, 이제는 가곡 창작자라는 제2의 음악 인생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김영식 / 가곡 작곡가 : 저는 저 스스로 가곡을 지을 때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요소가 바로 감동이라는 요소입니다. 그것이 있어야만 듣는 사람이나 연주하는 사람이나 어떤 의미를 갖고 연주 행위에 몰입할 수 있지 않나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한 개인의 낭만을 가곡으로 표현하고자 나름대로 노력했던 가곡 작곡가, 성악가로서 기억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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