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불 댕긴 '성과급 공정성 논쟁'

홍석호 기자 2021. 2. 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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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에서 촉발된 대기업 성과급 논쟁이 뜨겁다.

7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성과급 갈등은 일단락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4일 노사협의회를 열고 구성원들에게 우리사주와 복지 포인트를 지급하고 성과급인 이익분배금(PS) 산정 기준을 EVA(경제적 부가가치·영업이익에서 법인세, 향후 투자금액 등을 뺀 것)에서 영업이익으로 바꾸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한 직원은 "캠퍼스 리크루팅에서 "삼성전자와 비슷한 규모의 성과급을 보장한다"고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았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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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기준 갈등 겪던 SK하이닉스.. 이익분배금 제도 바꿔 일단락
금액보다 책정기준에 불만 커져.. MZ세대 직원들 "투명한 공개를"
기업간 성과급 비교 쉬워지고 SNS로 정보 교류도 활발해져
젊은 직원들 달라진 기대치에 사내소통 중요성 더 커진 측면도
SK하이닉스에서 촉발된 대기업 성과급 논쟁이 뜨겁다. 기존의 일반적인 임금 갈등과 양상이 달라서다. 상대적으로 고임금인 대기업 직원의 성과급이 문제가 됐다는 점, 젊은 직원들이 나서 ‘많이 달라’보다 ‘투명한 산정 기준 공개’를 주장한 점이 기존과 다른 점으로 꼽힌다.

재계에선 최근 성과급 논쟁의 촉발점 중 하나가 투명성과 공정성에 민감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의 소통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기업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고 논쟁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성과급 갈등은 일단락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4일 노사협의회를 열고 구성원들에게 우리사주와 복지 포인트를 지급하고 성과급인 이익분배금(PS) 산정 기준을 EVA(경제적 부가가치·영업이익에서 법인세, 향후 투자금액 등을 뺀 것)에서 영업이익으로 바꾸기로 했다.

앞서 하이닉스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성과급의 산정 기준 투명 공개’를 요구하자 사측이 소통에 나서 해법을 찾은 것이다. 협의회에 앞서 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내 급여를 반납하고 소통하겠다”고 했고,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3일 “충분히 미리 소통하지 못하고 PS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했다. 이례적으로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까지 나서 진화에 나선 것이다.

재계의 성과급 논란은 다른 기업들로 번지는 추세다. SK텔레콤 노조는 최근 전환희 위원장 명의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에게 서한을 보내 성과급 지급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성과급 산정 기준을 밝혀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업계 최고의 성과급을 자랑하는 삼성전자에서도 최근 내년도 임금을 논의하는 ‘2021년 임금복리후생협의’에서 성과급 산정 기준이 논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사업부문(DS부문) OPI(성과급)가 연봉의 47%인데, 무선사업부(연봉의 50%)에 비해 적다는 논란이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다른 부문에 비해 성과급이 높다는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성과급 논쟁이 공정과 투명성을 중시하는 세대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소셜미디어를 통해 각 기업 간 성과급 비교가 용이해졌고, 이를 통해 집단의 목소리를 전달할 기회가 커졌다는 점도 논란에 한몫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에서 처음으로 공개 질의를 통해 문제제기를 한 직원은 4년 차로 알려졌다. 그는 CEO를 포함한 2만8000명에게 공개 질의 성격의 e메일을 보냈고, 많은 직원들이 ‘응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의 한 직원은 “캠퍼스 리크루팅에서 “삼성전자와 비슷한 규모의 성과급을 보장한다”고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았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성과급 지급뿐 아니라 사업 재편 과정에서도 사내 소통이 중시되는 분위기다. 최근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사내에 모바일(MC) 사업부문 철수설이 나돌자 “모든 가능성을 열고 검토하고 있다. 고용은 보장된다”고 신속하게 밝힌 것도 MZ세대의 동요를 막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언론보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은 젊은 직원들이 동요하자 소통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MZ세대는 더 이상 ‘평생직장’이나 ‘임원 승진’ 등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그 대신 원칙, 공정 등을 중시하고 이에 어긋나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면 거침없이 표현한다”며 “성과급에 대해서도 ‘이 정도면 과거에 비해 많다’며 다독이는 식으로는 설득이 어렵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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