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말고, 세상 밝히는 삶 살아주길…” 장기기증자 가족이 쓴 ‘수취인 불명’ 편지[히어로콘텐츠/환생]
이소연 기자 2021. 2. 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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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빚을 졌단 생각은 마세요. 그저 건강하게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아가주길 바랍니다." 2012년 7명에게 장기 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임광택 씨의 부인 고경숙 씨(59)는 지난달 8일 편지 한 통을 썼다.
고 씨는 "남편에게 장기를 기증받은 사람도 있을까 싶어 하루에도 몇 번씩 읽어봤다"며 "이식수혜자들이 기증자들의 삶과 꿈까지 알차게 살아가길 바라며 답장을 썼다"고 했다.
최근 장기 기증자의 유족들이 이식수혜자와 그 가족들에게 쓴 편지들이 세상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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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6화]
환생-여섯 번째 이야기, 뜨겁게 쏟아진 응원과 공감
기증-이식인 교류 법적으로 막혀
익명 서신통해 안부-위로 주고받아
“건강하단 소식에 기증 자랑스러워”
환생-여섯 번째 이야기, 뜨겁게 쏟아진 응원과 공감
기증-이식인 교류 법적으로 막혀
익명 서신통해 안부-위로 주고받아
“건강하단 소식에 기증 자랑스러워”
“마음의 빚을 졌단 생각은 마세요. 그저 건강하게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아가주길 바랍니다.”
2012년 7명에게 장기 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임광택 씨의 부인 고경숙 씨(59)는 지난달 8일 편지 한 통을 썼다. 지난해 12월 감동의 편지들이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에게 장기를 기증 받은 이식수혜자들이 진심을 담아 쓴 것이었다. 고 씨는 “남편에게 장기를 기증받은 사람도 있을까 싶어 하루에도 몇 번씩 읽어봤다”며 “이식수혜자들이 기증자들의 삶과 꿈까지 알차게 살아가길 바라며 답장을 썼다”고 했다.
최근 장기 기증자의 유족들이 이식수혜자와 그 가족들에게 쓴 편지들이 세상에 공개됐다. 이들은 모두 “건강하고 올바르게 살아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했다. 지난달부터 유족들이 쓴 편지는 모두 6통에 이른다.
이 편지들은 기증자 유족들도, 이식수혜자 가족들도 ‘수취인 불명’이다. 국내에선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들 사이의 접촉이나 교류를 금지하기 때문이다. 장기매매와 같은 잘못된 일이 벌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유족으로선 내 가족의 일부가 잘 살아가는지 궁금한 건 당연한 일. 이에 신분은 밝히지 않은 채 이식수혜자 측 편지들이 유족에게 전달되자, 유족들도 답장을 쓴 것이다.
유족들은 이식수혜자나 가족들이 마음에 짐을 지고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 고 이종훈 씨의 어머니 장부순 씨(78)는 “여러분은 ‘미안하다’고 하지만 기증자 가족은 내 가족인 듯 반갑고 고맙다. 오히려 여러분에게 우리가 위로를 받는다”고 적었다. 이 씨는 2011년 1월 17일 뇌사 판정을 받고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유족들은 이식수혜자들의 안부라도 전해 듣고픈 소망도 내비쳤다. 고 씨도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남편이 떠날 때 고교생이던 딸은 올 2월 한 대학병원 안과의사가 됐다”며 “딸의 꿈은 언젠가 아빠의 각막을 이식받은 분을 마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식수혜자들이 건강하단 편지를 보며 저절로 어깨가 으쓱해지는 건 왜일까요. ‘아… 정말 잘했구나. 우리 아내 자랑스럽구나’ 마음속으로 칭찬했습니다.”(유가족 정모 씨)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2012년 7명에게 장기 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임광택 씨의 부인 고경숙 씨(59)는 지난달 8일 편지 한 통을 썼다. 지난해 12월 감동의 편지들이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에게 장기를 기증 받은 이식수혜자들이 진심을 담아 쓴 것이었다. 고 씨는 “남편에게 장기를 기증받은 사람도 있을까 싶어 하루에도 몇 번씩 읽어봤다”며 “이식수혜자들이 기증자들의 삶과 꿈까지 알차게 살아가길 바라며 답장을 썼다”고 했다.
최근 장기 기증자의 유족들이 이식수혜자와 그 가족들에게 쓴 편지들이 세상에 공개됐다. 이들은 모두 “건강하고 올바르게 살아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했다. 지난달부터 유족들이 쓴 편지는 모두 6통에 이른다.
이 편지들은 기증자 유족들도, 이식수혜자 가족들도 ‘수취인 불명’이다. 국내에선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들 사이의 접촉이나 교류를 금지하기 때문이다. 장기매매와 같은 잘못된 일이 벌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유족으로선 내 가족의 일부가 잘 살아가는지 궁금한 건 당연한 일. 이에 신분은 밝히지 않은 채 이식수혜자 측 편지들이 유족에게 전달되자, 유족들도 답장을 쓴 것이다.
유족들은 이식수혜자나 가족들이 마음에 짐을 지고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 고 이종훈 씨의 어머니 장부순 씨(78)는 “여러분은 ‘미안하다’고 하지만 기증자 가족은 내 가족인 듯 반갑고 고맙다. 오히려 여러분에게 우리가 위로를 받는다”고 적었다. 이 씨는 2011년 1월 17일 뇌사 판정을 받고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유족들은 이식수혜자들의 안부라도 전해 듣고픈 소망도 내비쳤다. 고 씨도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남편이 떠날 때 고교생이던 딸은 올 2월 한 대학병원 안과의사가 됐다”며 “딸의 꿈은 언젠가 아빠의 각막을 이식받은 분을 마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식수혜자들이 건강하단 편지를 보며 저절로 어깨가 으쓱해지는 건 왜일까요. ‘아… 정말 잘했구나. 우리 아내 자랑스럽구나’ 마음속으로 칭찬했습니다.”(유가족 정모 씨)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환생’은 동아일보가 지난해 창간 100주년을 맞아 출범시킨 히어로콘텐츠팀 2기의 결과물이다. 동아일보가 한 세기 동안 축적한 역량을 집약해 만드는 히어로콘텐츠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협업을 통해 이 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장시간에 걸친 깊이 있는 취재, 참신한 그래픽, 동영상, 디지털 기술구현을 통해 독자들의 공감을 높이는 복합 콘텐츠를 지향한다. 지면보도와 동시에 히어로콘텐츠 전용(original.donga.com) 사이트를 통해 기존에 경험할 수 없던 디지털 플랫폼 특화 보도 형식을 선보인다. ::히어로콘텐츠팀 2기:: ▽총괄 팀장: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기사 취재: 곽도영 김동혁 김은지 이윤태 기자 ▽사진·동영상 취재: 송은석 장승윤 양회성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 ▽편집: 홍정수 기자 ▽프로젝트 기획: 이샘물 김성규 기자 ▽사이트 제작: 디자인 이현정, 퍼블리싱 조동진 김수영, 개발 윤태영 ▽동영상 편집: 김신애 안채원 CD 환생 디지털페이지(https://original.donga.com/2021/rebirth5)에서 영상과 더 많은 스토리를 보실 수 있습니다. |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세상은 정말 살 만한 세상인가’ 하는. 뉴스에서 연일 건조하게 흘러나오는 착잡한 사연들. 언젠가부터 사랑, 나눔, 희망 따위 단어는 우리에게 공익광고 속 말들이 돼버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내 손에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는 그 절박한 순간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기꺼이 내어주고 간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장기 기증인들의 이야기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사랑하는 가족과의 영원한 작별 앞에서 생명을 선물한 사람들, 그리고 그를 통해 다시 살아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100일간 따라갔다. ‘환생’은 우리 사회를 다시 살아나게 한 숨은 히어로들에게 바치는 기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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