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조7천억 투자한 가스公 해상 가스전 난항..작년에만 8백억 손실

문승관 2021. 2. 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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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프렐류드 해상 가스전 1년만에 생산 재개
가스공사 해외사업 조정과 출구전략 병행 수립키로
분기당 250억 손실 누적..사업재개했지만 수익성 의문
"육상 LNG보다 단가도 비싸고 기술적인 난제도"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호주 프렐류드(Prelude) 해상 가스전(FLNG) 사업이 좌초위기에서 벗어나 가까스로 재개했지만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할지 안갯속이다. 글로벌 투자사와 자산운용사는 호주 프렐류드 FLNG 사업에 대해 ‘하얀 코끼리(비용만 많이 들고 쓸모없는 일)’라며 평가절하하고 있다. 많은 기술적 난제 탓에 생산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는 1년여 만에 사업재개를 함에 따라 생산시설 보수 등 사업 운영비를 투입하기로 했다. 프렐류드 사업에 대해서는 해외사업 조정과 출구전략을 병행해 수립하기로 이사회에 보고했다.

출구전략 수립을 통해 앞으로 발생할 생산중단 사태 등에 구체적인 ‘액션 플랜’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주사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다국적 에너지 기업 쉘(Shell)이 만일 LNG 단가 하락 등의 이유로 또다시 생산을 중단한다면 영업손실에 대한 법적 공방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호주 프렐류드 해상 부유식 가스전은 바다 위에 플랜트시설을 띄워 해저에 묻힌 LNG를 채굴하는 사업이다. 채굴시설은 길이 488미터, 폭 74미터로 축구장 약 5배 크기다. 지금까지 건설한 해양플랜트 가운데 최대 규모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17년 쉘에 인도했다.

호주 프렐류드 해상 부유식 가스전 전경과 주요 투자자(사진=쉘 호주 프렐류드 가스 프로젝트 설명서)

작년 800억 손실…출구전략 마련 시동

7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1년간 중단됐던 호주 프렐류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사업을 재개함에 따라 그간 운영하지 못했던 생산시설 재가동에 따른 보수비 증액과 함께 해외 사업 조정·사업 출구 전략을 병행해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호주 FLNG 사업 최대주주인 쉘은 최근 아시아 LNG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에 힘입어 1년간 운영을 중단했던 호주 프렐류드 FLNG 가스 생산을 재개했다. 지난 2019년6월부터 가스를 생산해 운송하기 시작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수요감소로 가격하락이 이어졌고 디젤 발전기 문제까지 겹쳐 작년 2월에 생산을 중단했다. 가스공사는 이 사업에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를 투자해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출구전략 차원에서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사업 조정 ‘마스터 플랜 로드맵’과 해외사업 계약 시 프로젝트 메뉴얼, 체크리스트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투자사업관리상 주기적으로 출구전략을 검토하게 돼 있어 전략을 모색하고 있을 뿐 현재로서 사업을 매각하거나 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가스공사가 호주 프렐류드 해상 가스전 생산 차질로 떠안는 사업비와 영업손실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가스공사는 이곳을 통해 연간 총 360만톤 규모의 LNG 가운데 10%인 연 36만톤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로선 쉽지 않은상황이다. 생산 개시 지연으로 지난 2019년 가스공사는 호주 프렐류드사업에서만 영업손실 251억원을 냈고 지난해 2월부터는 설비 안정 문제로 가동을 중단해 1분기에만 영업손실 25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1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예측했으나 가스공사 측은 고정비를 최대한 줄여 지난해 8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그래픽= 이동훈 기자)

‘하얀 코끼리’ 프렐류드 FLNG…사업성 전망 어두워

특히 시장에서는 주사업자인 쉘이 호주 FLNG 사업을 시작한 후 입은 손실은 총 130억 달러(약 14조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쉘은 지난해 2~3분기에만 90억 달러(약 10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생산 중단의 원인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 탓에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글로벌 투자사인 크레디트 스위스는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FT)에 “해양플랜트 건설 문제와 비용 초과, 해상부유식 LNG 채굴의 기술적 문제, 까다로운 시장 조건 등의 이유로 프렐류드 사업 이외의 다른 FLNG 사업자는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렐류드 FLNG는 호주 서부 해안에서 475㎞나 떨어진 시설 위치와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제한, 복잡한 기술적 문제 등으로 운영 재개에 대한 쉘의 고민을 가중시켰다”며 “FLNG를 통해 차세대 LNG 트렌드를 주도하려는 계획에도 큰 타격을 가했다”고 분석했다.

쉘은 지난 2016년 서호주에 FLNG 사업을 추가하려 했지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삼성중공업에 주문하려던 해양플랜트 3기를 취소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 캐나다와 벨기에 업체도 FLNG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했으나 포기했다.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 번스타인도 “호주 프렐류드 FLNG사업은 비용만 많이 들고 쓸모없는 ‘하얀 코끼리’에 불과하다”며 “육상 LNG프로젝트보다 단가도 비싼데다 기술적인 난제마저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승관 (ms730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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