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前대사 "한·일 역사 비롯한 인종차별에 놀라"

김태훈 2021. 2. 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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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에 놀랐다. 한·일 간 역사 문제로 내가 올가미에 걸릴지 몰랐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 대사가 그의 출신 배경, 특히 콧수염을 둘러싸고 한국에서 벌어진 논란에 당혹스웠던 심경을 밝혔다.

해리스 전 대사가 그냥 미국인이 아니고 '일본계' 미국인이란 점이 재임 기간 내내 한국에서 활동하는 데 일종의 제약처럼 작용한 사실에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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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미군 부친과 일본인 모친 사이에 태어나
"일본계 미국인이라 SNS서 비판 받아" 토로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 대사가 지난해 12월 동영상으로 전한 송년인사에서 한·미동맹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습. SNS 캡처
“인종차별에 놀랐다. 한·일 간 역사 문제로 내가 올가미에 걸릴지 몰랐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 대사가 그의 출신 배경, 특히 콧수염을 둘러싸고 한국에서 벌어진 논란에 당혹스웠던 심경을 밝혔다. 해리스 전 대사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듬해인 2018년부터 올해 초까지 주한 미국 대사로 재직하고 최근 미국으로 돌아갔다.

7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퇴임 직전인 지난달 이 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주일미군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 전 대사는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자신에 대한) 일부 인종차별에 대해 놀랐다”며 한국과 일본 간의 역사적 문제로 자신이 올가미에 걸릴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해리스 전 대사가 그냥 미국인이 아니고 ‘일본계’ 미국인이란 점이 재임 기간 내내 한국에서 활동하는 데 일종의 제약처럼 작용한 사실에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의 식민지였다.

비록 대사 임기 후반에 말끔히 깎기는 했으나 해리스 전 대사의 콧수염도 논란이 됐다.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부임한 조선 총독들의 고압적인 콧수염에 비유된 것이다. 해리스 전 대사는 도산 안창호 선생처럼 콧수염을 기른 한국 위인들도 많다고 역설했으나 국내에선 ‘조선 총독이냐’는 부정적 반응이 좀처럼 그치지 않았다. 결국 해리스 전 대사는 지난해 여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현실을 거론하며 ‘날씨가 더운데 마스크까지 써야 하니 콧수염을 자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대사관 인근 한 이발소에서 콧수염을 면도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의 방위비 대폭 증액 요구와 남북협력 등 한·미 간 이견이 있는 사안에서 해리스 전 대사가 미국의 입장을 강하게 대변할 때마다 콧수염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지난해 1월 외신 기자들에게 “내 인종적 배경, 특히 내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언론,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비판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의 정권교체에 따라 해리스 전 대사는 임기를 마치고 지난달 21일 귀국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조만간 새로운 인물을 뽑아 주한 미국 대사에 기용할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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