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데 다르다..소형 SUV의 세계

김준 선임기자 2021. 2. 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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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생애 첫차를 구입하려는 20대와 30대 젊은 세대들에게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경쟁 상대 없는 ‘최애 모델’이다. 실내공간과 동력성능은 준중형 못지않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디자인도 여느 세그먼트보다 세련되고 감각적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주차가 쉽고, 연료비도 적게 들어 50대와 60대 시니어들의 소형 SUV 구입도 늘고 있다. 준중형 SUV가 부럽지 않은 주요 소형 SUV 모델의 특장점을 살펴봤다.

SUV 맞아? 날렵한 디자인
바위처럼 단단할까 ‘폭스바겐 티록’

폭스바겐 티록은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했던 티구안 바로 아래 급으로, 전 세계적으로 50만대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모델이다. 최근 출시된 SUV답게 외모가 출중하다. 전고는 낮고 전폭은 넓으며 오버행(범퍼와 바퀴 중심 사이의 길이)이 짧아 무척 역동적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전체적인 외관은 폭스바겐 차량처럼 ‘튀지는 않지만 세련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워 트레인은 2.0ℓ 터보디젤(TDI)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DSG) 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은 150마력, 최대토크는 34.7㎏·m로 넉넉한 편이다. 강한 심장 덕분에 최고속도는 시속 205㎞, 정지 상태 8.8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할 수 있다. 디젤엔진이라 연비도 높은 편이다. 복합 연비는 15.1㎞/ℓ다.

실내공간과 트렁크 등 적재 공간도 소형 SUV치고는 좁지 않다. 기본 트렁크 적재 공간은 445ℓ인데, 6 대 4로 폴딩되는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290ℓ까지 늘어난다. 모든 트림에 전방추돌경고와 긴급제동시스템,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 보행자 모니터링 같은 안전·편의장치가 기본 장착됐다. 프리미엄 트림부터는 차량 주행 속도와 차간 거리를 유지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이 붙는다.

달릴 줄 아는 귀여운 악동
가솔린 터보 ‘현대차 코나 N 라인’

현대차는 2017년 코나를 출시하며 SUV 모델 라인업에 처음으로 소형 SUV를 추가했다. 코나는 출시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전 세계 주요 언론 매체를 국내에 초청해 소개할 정도로 공을 들인 모델이다. SUV 인기가 치솟고 있음에도 라인업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해외에서 고전하던 현대차로서는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가 코나였던 셈이다. 코나는 젊은층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상품성으로 인기를 모았다.

특히 1.6ℓ 가솔린 터보 모델을 주력 차종으로 내놓아 암팡진 달리기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디젤도 나왔지만 지금은 1.6ℓ 가솔린 터보, 2.0ℓ 가솔린 자연흡기모델이 판매된다. 가솔린 1.6ℓ 터보 엔진에는 7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DCT)가 조합되는데, 최고출력 198마력, 최대토크는 27.0㎏·m가 나온다. 이는 이전 가솔린 1.6ℓ 터보 모델보다 21마력 높아진 것이다.

흡기 밸브가 열려있는 시간을 조정하는 기술과 통합 유량 제어 밸브 기술로 연비도 높였다.

유럽산 소형차에 가까운 주행 감성을 선호하는 운전자라면 코나 N 라인을 구입할 만하다. 브레이크와 서스펜션 등을 튜닝해 코너링과 고속주행에서 좀 더 나은 실력을 발휘한다. N 라인 엠블럼과 18인치 알로이 휠로 일반 코나와 차별화도 꾀했다.

안전 사양도 눈에 띈다. 보행자와 자전거를 감지하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를 기본 적용했다. 후측방에서 차량이 접근하면 경고음을 통해 사고를 막는 안전 하차 경고도 있다. 소형이지만 SUV라면 갖춰야 할 사륜구동도 선택할 수 있다.

8등신 ‘훈훈한 도련님’
안전·편의성도 갖춘 ‘기아 셀토스’

코나보다 2년 뒤인 2019년 출시된 셀토스는 기아가 만든 SUV 가운데 가장 수려한 외모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나가 ‘귀여운 악동’의 외모를 지녔다면 셀토스는 잘 교육받은 가정의 도련님 같은 얼굴을 지녔다. 체구도 과거 준중형 못지않게 커 보인다. 셀토스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헤드램프와 사이드 캐릭터 라인,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테일램프를 같은 높이의 선으로 연결했다. 이는 시선이 어느 한곳에서 머물지 않게 해 차체를 크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프로포션(비례)도 이상적이다. 대부분의 소형 SUV가 작은 차체에 짧은 후드를 지녀 우아한 맛은 부족했다. 하지만 셀토스는 후드(보닛)를 연장하고, 전고는 낮춰 역동적이고 날렵하게 보인다. 인테리어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10.25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는 베젤과 부품 사이의 틈새를 최소화하고, 버튼류도 매끄럽게 마감해 조작감이 좋고 고급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파워트레인은 코나에 사용되는 1.6ℓ 가솔린 터보, 1.6ℓ 디젤터보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2.6㎏·m를 낸다. 소형 SUV를 움직이기에 충분한 출력이다. 소음과 진동을 꺼려 하는 소비자는 가솔린 모델을, 넉넉한 토크와 연비를 생각한다면 디젤엔진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륜구동 모델에는 후륜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결합해 주행 질감도 높였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차선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같은 안전·편의장치가 기본적용됐다.

텐트 필요 없다, 차박 OK
넓다 넓어 ‘한국지엠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해 14만대가 북미시장에 수출되며 한국지엠 정상화에 기여한 모델이다. 여느 소형 SUV와 다르게 앞모습이 미세하게 다른 세 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RS 트림은 SUV지만 스포티한 디자인과 D컷 스티어링 휠로 온로드 주행에 좀 더 적합하다. 액티브 트림은 스키드 플레이트를 장착하는 등 정통 오프로더를 떠올리고, 프리미어 트림은 도회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RS 트림은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m가 나오는 1.35ℓ 3기통 직분사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된다.

변속기는 사륜구동 모델은 9단 자동, 앞바퀴 굴림은 무단변속기가 조합된다. 초반 가속이 빠르고 고속에서도 꾸준히 속도가 붙는 장점이 있다. 3기통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회전 질감도 부드럽다. 소형 SUV지만 잔진동이 적고 고속주행 안정감도 높은 편이다.

전장은 4425㎜로 2열 시트를 접으면 키 180㎝가 넘는 성인도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특히 시트를 접으면 완전히 평평해져 담요만 깔면 간편하게 차박이 가능하다. 6개의 에어백에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전방 거리 감지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등 안전·편의 사양도 풍부한 편이다.

제3종 저공해 차량 인증도 받아 서울시 공영주차장 50% 할인, 지하철 환승 주차장 80% 할인, 남산 1·3호 터널에서는 혼잡통행료가 50% 할인된다. 연비는 사륜구동 기준으로 11.8㎞/ℓ다.

몸은 작은데 심장이 벤츠급
쿠페 스타일 ‘르노삼성차 XM3’

지난해 3월 기아 셀토스는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강력한 라이벌을 만났다. 바로 르노삼성차 XM3였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을 제외하곤 영업 활동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XM3는 지난해 3만4091대가 팔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경쟁 차종과 차별화되는 디자인과 신뢰성 높은 파워트레인이 판매를 견인했다.

XM3는 국산차 중 유일하게 쿠페 스타일의 외양을 갖췄다. 휠베이스(앞차축과 뒤차축 간 길이)도 2720㎜에 달해 덩치와 실내공간이 준중형급 수준이다. 반면 차고와 최저지상고는 각각 1570㎜와 186㎜로 동급 차량 가운데 가장 낮은 편에 속해 세단처럼 날렵해 보이는 장점도 있다.

외모 못지않게 ‘심장’도 ‘물건’이다. XM3 TCe 260 모델엔 독일 다임러와 르노그룹이 공동 개발한 1.3ℓ 4기통 직분사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다. 1.3ℓ지만 최고출력은 152마력, 최대토크는 26.0㎏·m로 알차다. 주행을 해보면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힘있게 발진한다. 다운사이징 엔진답게 연비도 높아 가솔린 모델이지만 복합연비가 13.7㎞/ℓ나 된다. 모든 트림에 수동으로 기어 조작이 가능한 패들 시프트가 장착돼 운전하는 재미도 있다.

내비게이션 모니터는 세로형 9.3인치인데, 한국 운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SK텔레콤 T맵을 스마트폰 테더링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소형차지만 9개의 스피커가 달린 보스 서라운드 시스템이 채택됐고,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등 안전·편의 장치도 적잖은 편이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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