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에도 시민들과 400km 행진.."원하는 건 35년 만의 복직"
[앵커]
30여 년 전 옛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된 김진숙 씨의 복직을 촉구하며 이어진 34일 간의 도보 행진이 오늘(7일) 청와대 앞에서 마무리됐습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암 투병 중에도 시민들과 4백여km를 행진했는데요.
하지만 사측과의 교섭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김수영 기잡니다.
[리포트]
하늘색 빛바랜 작업복을 입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부 지도위원이 청와대 분수광장에 도착합니다.
김 위원의 복직을 한마음으로 기원하며 40일 넘게 단식 농성을 했던 활동가들과 포옹을 나눕니다.
지난해 12월 30일, 부산에서 시작된 4백여km의 도보 행진은 30여 일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김진숙/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 : "처음에 세 사람이 출발할 때만 해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할 것이라 생각을 못 했거든요."]
김 위원은 1986년 한진중공업에서 노조 활동을 하다 징계성 해고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타워크레인 고공농성을 하는 등 이후에도 노동자들을 위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김진숙/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2011년 : "봉쇄되고 고립된 크레인에 식사와 모든 물품을 애끓이면서 진짜 밥 안 올라갈 때는 하루종일 울어가면서…."]
이후 민주화운동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가 두 차례 복직을 권고했지만, 한진중공업은 거절했습니다.
이번 행진을 계기로 사 측과의 교섭이 다시 시작됐지만 또 결렬됐습니다.
사 측은 '복직' 대신 '재입사'를, '퇴직금' 대신 임원 모금 등으로 '위로금'을 마련해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김진숙 : "재입사란 건 복직에 대한 책임을 안 지겠다는 거예요. 임금이나 퇴직금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위로금을 주겠다고 적선하는 것처럼 주겠다는데 어떻게 받아들이겠어요."]
한편 경찰은 도보 행진 과정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이재연
김수영 기자 (swim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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