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선거사조직? 산악회의 실체

이지수M 2021. 2. 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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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일후 ▶

선거 때마다 물갈이다, 쇄신이다 요란하지 않습니까? 그 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 조승원 ▶

현역 의원 주저앉히면서 반발을 무마하겠다고 측근을 대신 넣어주면 그게 진짜 쇄신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요. 유재중 전 의원.자기 자리에 전봉민 의원 앉히려고 저렇게 애쓴 이유가 도대체 뭡니까?

◀ 이지수 ▶

아버지 전광수 회장은 지역 대표 건설업체 회장인데다, 같은 합천 출신이고요. 아들 전봉민 의원과도 10년이상 국회의원 대 시의원으로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거든요. 한마디로 믿을만한 자기 사람을 심은 겁니다.

◀ 허일후 ▶

그래야 다음 자기 선거에 또 자기편으로 뛰어줄 수도 있구요?

◀ 이지수 ▶

그렇습니다. 실제로 유재중 전 의원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중도하차 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의 관계를 이렇게 끈끈하게 이어준 모임이 있었습니다.

◀ 조승원 ▶

뭡니까?

◀ 이지수 ▶

네, 산악회입니다. 선거법 위반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산악회의 실상을 취재했습니다.

지난 2019년 3월

한 산악회가 매년 진행하는 시산제 행사입니다.

과일과 돼지머리가 상에 올라가 있고, 각종 경품도 보입니다.

[00산악회 임원] "내빈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수영구 국회의원이시고, 본회 고문이신 유재중 국회의원님과 000 사모님을 소개해드립니다."

사회자가 소개한 당시 부산 수영구 현역 국회의원 유재중 의원 산악회 고문을 맡고 있었습니다.

부산지역 유력인사들을 일일이 인사시킨 뒤 마지막으로 산악회 회장을 소개합니다.

[00산악회 임원] "마지막으로 우리 00산악회 오늘 시산제를 준비하신다고 고생하신 우리 전봉민 회장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산악회장 전봉민.

전봉민 의원은 2018년 부산 시의원 선거에 떨어진 뒤 이 산악회 회장을 맡았습니다.

회장 자격으로, 시산제에 참석한 부산 수영구청장을 소개하면서 나머지 지역인사들을 일일이 호명합니다.

[전봉민/당시 00산악회장] "그 외에 우리 박철중 구의회 부의장님, 우리 김보언 주민도시위원장님, 우리 김덕수 의원님은 재선입니다. 초선이 아닙니다. 그리고 전 김영창 의장님, 김정수 의장님..우리 준비한다고 내놨는데 임원들 박수한번 보내드려야 안되겠습니까."

이어서 지역구 국회의원 유재중 의원에 대한 감사 인사.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 유 의원을 많이 사랑해달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입니다.

[전봉민 / 당시 00산악회장] "오늘 또 이 자리에는 우리 정말 사랑하고 존경하는 유재중 국회의원님께서 정말 바쁘신데도 이렇게 참석을 해주셨습니다. 우리 고문인지 알고 계시죠? 00 산악회를 정말 아끼고 사랑해 주시니까 여기 계신 여러분들도 우리 국회의원님도 많이 아끼고 사랑해 주셔야 되겠죠?"

산악회 전체 회원은 수 천명 등반행사를 할 때 많게는 관광버스가 50대 이상 동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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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앞선 2017년 경남 합천 실내체육관 이 산악회의 창립 11주년 행사가 열렸습니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사람들, 천 명이상 참석했습니다.

매년 창립행사는 거의 합천에서 열렸습니다.

합천은 유재중 전 의원의 고향이자, 전봉민 의원 아버지 전광수 회장의 고향입니다.

[☎00산악회원] "유재중 의원 고향이고 또 합천 결속력 다지기 위해서 간다, 뭐 이런 거. 회비 1만 원, 1만5천 원 내고 떡 주고, 밥 주고, 경품 주고, 뭐 고기 주고, 술 주고 하니까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막 따라가는 거죠."

여기서도 3선 시의원이던 전봉민 의원과 현역 유재중 국회의원은 함께 있었습니다.

주민들과 술자리도 같이하고, 춤을 추기도 합니다.

이보다 3년전인 2014년 역시 합천에서 열렸던 산악회 행사.

두 사람의 모습은 이때도 목격됐습니다.

[유재중/국회의원 (2014년 산악회 행사)] "냄비, 전골냄비 10개가 있어요. 이것도 (추첨) 할까요? <네> 놔둘까? <아니요> 그러면 전골냄비 10개를 추첨하겠는데, 자기가 추첨을 하고 싶은 사람 올라오세요."

두 사람은 이렇게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산악회 행사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00산악회원] (전봉민 의원이 매년 찾아옵니까, 그 산악회에?) "한 번도 안 빼고 찾아옵니다. 와서 완전 마이크 잡으면 근 한 10분 이상 다 하죠."

이 산악회는 14년전인 2007년쯤 당시 시의원이었던 유재중 전 의원 주도로 시작됐습니다.

[00산악회 초대회장] "다선 국회의원의 장점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돈을 좀 많이 갖고 와서 우리 수영구를 좀 더 건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악회의 한 창립멤버는 만들 때부터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는 걸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00 산악회 창립멤버] "유재중 씨가, 자기가 이제 구청장 그만두고 시의원 하게 되면서 자기도 원래는 △△산악회에 같이 있었겠죠. 그러면서 그냥 하나 만들자, 이렇게 해서 만든 건데."

실제로 산악회 행사에서 특정 정치인을 홍보하는 발언이 나오는 경우는 흔했다고 합니다.

[☎전 00산악회 00동 지회 조장] "예를 들어서 '여러분 다 아시죠?' 이렇게 의정 활동한 거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 전봉민 회장님 아시죠? 시의원 3선 하시고 지금은 조금 쉬고 있지만, 뭐 언젠가는 우리 수영구의 큰 인물이 안 되겠습니까?'"

다만 선거법에 걸릴 만한 노골적인 발언은 피해가는 식입니다.

[☎전 00산악회 00동 지회 조장] "'근데 이제 여기서 너무 뭐 어떤 이야기를 하면 또 이거 뭐 선거법이니 뭐니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여러분 아시는 거로 그냥 하겠습니다' 하면서 약간 이렇게 살살 뉘앙스를 그렇게 하는 거죠. 하면서 약간 이렇게 살살 뉘앙스를 그렇게 하는 거죠."

유재중, 전봉민 두 사람이 소속된 산악회는 부산 수영구내 각 동에 지회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회 아래에 조가 편성되고, 지회장이 조장을 선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고 합니다.

[☎전 00산악회 00동 지회 조장] "뭐 조장, 뭔 조장, 조장 이런 식으로 다 하부조직이 돼서 그 사람들이 새로운 사람을 차에 태워서 산악이라는 어떤 빌미로 데리고 가고 할 때 개인 정보를 다 적어 놓거든요."

이렇게 확보된 회원들 연락처는 선거철이 되면 선거운동에 활용됩니다.

[☎전 00산악회 00동 지회 조장] "메시지고 뭐고 다 날릴 수 있는 근거가 되잖아, 자료가. 명단하고 다 필요하다고 해서 적어준 게 결국은 그렇게 활용이 되는 거지."

현행 선거법엔 산악회나 산악회 대표 명의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일단 산악회 단체 명의가 아닌 회원 개인자격의 지지 호소는 허용되기 때문입니다.

또 산악회가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만을 위해 조직, 운영됐다는 사실을 증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신장식/변호사] "간접적인 방식이지만 사실 계속해서 '국회의원을 뽑아달라' '공직 그 선출직 공직자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는 취지로 추단되는 이야기가 반복된단 말이에요. 뭐 2천 명씩 모이고 하는 산악회라면 동네 사람들이 모를 리가 없고. 그것이 선관위나 수사기관에 인지될 가능성, 그거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는데. 근데 왜 수사 안 했을까요. 오히려 그게 저는 묻고 싶은 거예요.정황은 굉장히 많은데. 왜 수사 안 했지?"

스트레이트는 유재중 전 의원에게 산악회를 정치적 목적으로 조직, 활용했는지 묻기 위해 역시 수차례 연락을 했지만 답하지 않았습니다

◀ 조승원 ▶

전봉민 의원이 부를 쌓고 금뱃지까지 달게 된 과정을 보면서, 국회의원의 자격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 허일후 ▶

쏟아지는 의혹제기에도 전봉민 의원은 여전히 묵묵부답입니다.

철저한 수사, 그리고 책임있는 해명 기다리겠습니다.

◀ 허일후 ▶

지난 1년여간 스트레이트를 진행해 온 조승원 MC, 오늘 방송이 마지막입니다.

◀ 조승원 ▶

1년간 스트레이트를 진행하면서, 세상 참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걸 절감하면서도, 세상 바꾸려는 노력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한발씩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란 희망도 느꼈습니다.

다음 방송부터는 탐사기획에디터인 성장경 기자가 새 MC로 스트레이트팀과 함께합니다.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스트레이트 저희는 설 연휴 한 주 쉬고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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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6081553_289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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