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범여권 내 전략적 제휴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방정식]
[경향신문]
우상호·정봉주 예비후보 간
‘양당 통합’ 전제 단일화
합의 지지층 결집·여론 집중 효과
‘어차피 한집’ 표 확장엔 의문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둔 여야가 ‘후보 단일화’ 채비로 분주하다. 야권에서는 1단계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제3지대에서 단일화하고 이어 국민의힘과 2단계 단일화를 하는 복잡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뒤늦게 단일화 시동을 건 여권에서는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열린민주당·정의당 등을 아우르는 방안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양쪽 모두에게 단일화는 승리의 필수조건이지만 성공할 수 있을지, 효과가 있을지 물음표가 찍힌다.
지지층 결집 ‘열린민주·정의당 표심’ 흡수 기대
여권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뒤늦게 단일화 논의에 발동이 걸렸다. 야권 단일화에 쏠린 시선에 위기감을 느끼면서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중심이 돼 열린민주당과 정의당 표심까지 모으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여권의 단일화의 키워드는 ‘지지층 결집’이다. 여권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인 후보는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다. 그러나 여권 단일화는 ‘어차피 한집’이라는 인식이 강해 단일화 효과가 클지 의문이 제기된다.
우 의원은 7일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봉주 전 의원을 만나 ‘양당 통합’을 전제로 한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우 의원은 “야권이 정치공학적인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선거가) 양자 구도로 치러질 경우에도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통합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의 열린민주당 껴안기 행보는 열린민주당 지지층이 범여권 내에서도 ‘강성 친문(재인)’ 성향이라는 점을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뒤지는 우 의원으로선 지지층 결집을 주도하는 역할과 함께 당 경선 이후 3~6% 정도로 집계되는 서울 지역의 열린민주당 지지율을 흡수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인 셈이다. 이를 아는 박 전 장관도 단일화 합의 소식을 듣고서 “(단일화에) 찬성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밝혔다.
여권 단일화는 ‘야권 단일화’에만 쏠린 여론의 시선을 돌리는 효과가 생긴다. ‘안철수·금태섭’에 이어 국민의힘까지 포함된 야권의 2단계 단일화가 예고된 상태에서 가만히 있다가는 여론의 ‘찬밥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하지만 기대만큼 ‘컨벤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 관계자는 “열린민주당과는 ‘어차피 한집’이라는 인식이 강해 주목도는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강성 지지층이 많은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이 외연확장에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의당과의 ‘표심 단일화’도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에선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태로 인해 ‘무공천’을 결정한 정의당의 ‘5~6%’ 표심을 흡수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보고 있다. 정의당 표심은 충성도가 강한 만큼 범여권 단일후보에 흡수되기 보다는 ‘사표’ 가능성까지도 나오고 있는 터다. 민주당은 ‘범진보진영 규합’이라는 호소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도 변수다. 출마를 선언한 조 의원은 야권 ‘제3지대 단일화’ 참여를 거절하면서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진보진영의 단일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우 의원과 토론회를 예고하며 “ ‘단일화 이슈’에 매몰된 이번 선거가 진정성 있는 ‘정책토론’의 장으로 열리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권보다는 범여권 단일화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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