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왔는데 원작자 몫은?..이상한 '표준계약'
[뉴스데스크] ◀ 앵커 ▶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 구름빵은 많은 인기를 얻으며 애니메이션 등 2차, 3차 창작물로 제작돼 엄청난 수익을 올렸는데요.
정작 작가에게 돌아간 수익은 아주 적습니다.
작가와 출판사의 불공정한 계약이 원인이었는데요.
지난달 출판계가 발표한 '표준계약서'를 보면 작가들의 희생이 더 커질 수 있어 보입니다.
전동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04년 첫 출간된 그림책 '구름빵'은 어린이들의 베스트셀러가 됐고, 애니메이션과 뮤지컬, 문구와 인형 등으로도 제작돼 엄청난 수익을 올렸습니다.
지난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는 구름빵의 부가가치를 4천4백억원으로 추산했고, 출판사는 실제 매출은 20억 원이라고 했습니다.
원작자 백희나 작가는 지금까지 1천8백만원 정도만 받았습니다.
최초 계약 당시 출판사에 2차 저작권 등 모든 저작권을 통째로 넘기는 '매절' 계약을 했기 때문입니다.
[백희나/'구름빵' 작가] "제3자로 소외돼서 구경 밖에 할 수 없었어요. 작품이 그 본질을 잃어버린 게 가장 큰 손해고."
공정위는 이 사건을 계기로 '매절' 계약은 불공정하다고 했지만, 법원은 출판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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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작가들이 다시 이런 '매절' 계약에 희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최근 불거졌습니다.
출판사 단체들이 지난달 2차 저작권도 출판사에 위임한다는, '매절' 계약과 유사한 내용의 '통합 표준계약서'를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작가 단체는 즉시 철회하라며 반발했습니다.
[이창건/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불평등하고 정의롭지 못한 계약서라고 생각해요. 신인 작가들이 저작권에 대해서 잘 모르잖아요. 피해를 입을 상황이 올 수가 있죠."
이에 대해 출판사 단체에선 표준계약서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에 불과할 뿐 강제 규정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박노일/출판저작권법선진화추진위원장] "100% (표준계약서를) 꼭 써야된다는 강제사항은 아니거든요. 50% 빼고 50%만 적용해도 되고. 여기 없는 내용도 더 넣을 수 있는 거예요."
이와 관련해 문체부는, 2차 저작권의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새로운 표준계약서를 이달 중 공표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효, 이지호, 전승현 /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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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혁 기자 (dh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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