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예방엔 생강"..백신 거부 탄자니아의 '비과학' 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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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프리카 탄자니아 북서부 모시에 사는 피터(가명) 씨는 지난달 21일 직장에서 돌아온 뒤 마른기침과 미각 상실 증세를 느껴 병원을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세에도 불구하고 검사도 한번 받아보지 못한 그는 병명도 알지 못한 채 일주일 만에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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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동아프리카 탄자니아 북서부 모시에 사는 피터(가명) 씨는 지난달 21일 직장에서 돌아온 뒤 마른기침과 미각 상실 증세를 느껴 병원을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세에도 불구하고 검사도 한번 받아보지 못한 그는 병명도 알지 못한 채 일주일 만에 목숨을 잃었다.
피터가 병원에서 세상을 떠날 당시 탄자니아 정부는 자국 내 코로나19 감염자가 없다고 선언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이제 극복수단인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리는 지금도 탄자니아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BBC 방송이 7일 보도했다.
실제로 탄자니아에서는 코로나19 검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얼마나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는다.
이웃 국가들이 속속 도입하는 백신 접종 계획은 아예 기대조차 할 수 없다.
존 마구풀리 대통령은 기초적인 방역 수단인 마스크의 효능을 깎아내렸고, 바이러스 확산 방지 노력을 기울이는 이웃 나라를 조롱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면서 국민에게 약초 증기 흡입 등 검증되지 않은 방역 수단을 권고하면서도 백신은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백신 제공 의사를 밝혔음에도 그는 "백인들이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성공했다면 애초에 에이즈, 암(癌), 결핵 백신을 먼저 만들었어야 한다"며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방역 책임자인 도로시 과지마 보건장관도 같은 입장을 반복했다.
특히 그는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면서 생강과 양파, 레몬, 후추를 혼합한 슬러시 형태의 음료 제조법을 선보였다. 물론 이 음료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정보 유통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탄자니아에서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은 인물은 대통령과 보건부 장관 그리고 3명의 다른 정부 고위 관리뿐이다.
다만, 이런 가운데 최근 가톨릭교회 지도자들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시작했다.
탄자니아 수도 다르에스살람교구의 유다 타데이 루와이치 주교는 "코로나19는 종식되지 않았다. 부주의해서는 안 된다. 손을 씻고 마스크를 다시 써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자니아 주교회의의 찰스 키티마 신부도 최근 사망자 증가 등 우려스러운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그는 "도심지역 교구에서는 과거 1주일에 한 차례 정도 장례미사가 열렸는데 요즘에는 매일 진행된다. 무언가 분명히 잘못됐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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