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보기도 싫었다".. SK는 왜, '단단히 벼른' 박종훈에 놀랐을까

김태우 기자 2021. 2. 7. 19: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SK는 5일부터 7일까지 A․B조로 나눠 세 차례 불펜피칭을 했다.

제 코치는 "첫 불펜피칭임에도 그런 밸런스가 나온다는 건 몸을 잘 만들어왔다는 증거다. 확실히 이제 루틴이 있는 선수라 다르다"고 칭찬하면서 "첫 피칭은 보통 자기 것을 찾아가는 과정 중 하나인데, 박종훈은 자신이 가장 좋을 때의 포인트를 가지고 들어왔다. 공이 잘 밀고 들어오더라"고 웃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첫 불펜피칭에서 호평을 받은 박종훈은 팀과 개인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제주, 김태우 기자] SK는 5일부터 7일까지 A․B조로 나눠 세 차례 불펜피칭을 했다. 첫 번째는 모든 투수들이 30구를 던졌다. 모든 선수들이 30구를 문제없이 던질 정도의 몸 상태를 만들어와 코칭스태프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선수가 박종훈(30)이었다. 구속이 빨라서, 혹은 변화구의 각이 좋아서 그런 게 아니었다. 제춘모 투수코치는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의 베스트 피칭 당시 밸런스를 첫 불펜투구부터 보여주고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코칭스태프조차 놀랄 정도의 첫 불펜피칭이었다.

제 코치는 “첫 불펜피칭임에도 그런 밸런스가 나온다는 건 몸을 잘 만들어왔다는 증거다. 확실히 이제 루틴이 있는 선수라 다르다”고 칭찬하면서 “첫 피칭은 보통 자기 것을 찾아가는 과정 중 하나인데, 박종훈은 자신이 가장 좋을 때의 포인트를 가지고 들어왔다. 공이 잘 밀고 들어오더라”고 웃었다. 이제는 코치들이 일일이 관리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됐다는 믿음이 묻어나왔다.

리그에서 희귀한 언더핸드 선발이다. 숱한 고난과 역경이 있었다. 때로는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박종훈이 그린 그림을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리그에 이만한 선수가 몇 없다. 2015년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래 매년 28경기 이상에 꾸준히 나갔다. 이제 통산 62승의 투수가 됐다. 2017년 12승, 2018년 14승, 지난해에는 13승을 기록했다. 이제는 계산이 서는 투수가 됐다.

하지만 박종훈은 만족을 모른다. 오히려 자신의 문제점만 자꾸 보인다. 그 과정에서 팀 성적의 소중함을 계속해서 느끼고 있다. 박종훈은 “혼자 해봐야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떻게 하다 보니 13승을 했는데, 좋아야 하는데 그렇게 좋지가 않더라. 다른 팀은 가을여구를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짜증나고 야구를 보기도 싫었다”고 떠올리면서 “진짜 개인보다도 팀이었다. 차라리 8승했을 때(2019년)는 기분이라도 좋았는데…”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 갔고, 박종훈이 팀 선발진을 이끌어야 할 위치였다. 하지만 13승과 별개로 평균자책점(4.81)이 만족스럽지 않은데다 팀 성적까지 추락했으니 책임감에 큰 멍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올해는 더 철저하게 준비했다. 선발 로테이션을 몇 년 동안 소화하다보니 이제 확실한 자신의 루틴이 생겼다. 그 루틴대로, 나태함 없이 성실하게 비시즌을 보낸 성과가 첫 불펜피칭에서 나온 셈이다. 선수의 단단한 각오를 실감할 수 있다.

견제 동작은 지난해 마지막에 수정하며 성과가 있었고, 올해 캠프도 제구 문제와 싸운다. 박종훈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항상 컨트롤이다. 나는 매년 자신과 싸움을 하는 중이다”라고 웃었다. 자신과 싸움을 거듭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총동원하고, 조웅천 코치의 조언도 귀담아 듣는다. 박종훈은 “조웅천 코치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조언도 많이 듣고 있다. 조웅천 코치님은 집중하고, 계속 보고 있고, 포커스를 잡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고 설명했다.

결론은 멘탈이다. 박종훈은 “지난해 후반기 정말 모든 것을 내려놨는데 성적이 더 좋았다. 결국 제구는 멘탈이라는 것을 느꼈다”면서 또 달라진 박종훈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10승으로는 기대치를 채울 수 없는 선수라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안다. 준비 과정만큼은 생애 최고 시즌의 기대감이 맴도는 가운데, 지난해 개인 및 팀 성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다 털어버리겠다는 박종훈의 의지가 제주도를 깨우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제주, 김태우 기자제보> skullbo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