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전고체 전지' 상용화만이 막는 길"

이준기 2021. 2. 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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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전문가 김호성 생기원 제주본부장
고안전성, 고전압 전고체 리튬전지 개발
산화물 기반 고체전해질 소재 및 바이폴라 구조 실현
김호성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주본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기 위해선 대기업 중심으로 전고체 전지 조기 상용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생기원 제공
김호성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주본부장이 본지와 인터뷰에서 자체 개발한 '대면적 바이폴라 구조 전고체 전지'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생기원 제공

"최근 원인불명의 전기자동차 화재는 리튬이온전지가 안고 있는 근원적인 불안전성을 보여준 사례이다. 배터리의 기계적, 전기적, 열적 오작동에 따른 단락 발생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면 기업 주도로 조기에 전고체 전지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이 시급하다."

김호성(사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주본부장은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차세대 전지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 전지' 상용화를 위한 업계의 기술개발 노력이 한층 가속화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배터리 분야 전문가로 통하는 김 본부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황화물·산화물을 융합한 '고전압, 장수명 전고체 리튬전지' 제조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대면적 바이폴라 구조의 전고체 셀·스택' 제작을 이끌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표적인 이차전지인 리튬이온전지는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액체 전해질을 넣어 이온의 이동에 의해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수 있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전기차,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에 널리 쓰인다. 하지만, 과열되거나 과충전될 경우 액체 전해질의 분해 반응에 의해 전지가 부풀어 폭발이나 발화가 일어나는 등 안전성에 한계가 있다. 전고체 전지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것으로, 내열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폭발이나 발화 가능성이 낮다. 리튬이온전지의 안전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고체 전지 개발이 국내외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최근 전기차의 주행거리 향상을 위한 배터리 셀의 고성능화와 모듈·팩의 고밀도 설계가 가속화되면서 화재나 폭발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전기차에 쓰이는 중대형 리튬이온전지의 경우 배터리 과충전, 급격한 온도 변화, 셀 내부 단락,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의 복합적 문제를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어 최근 들어 화재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리튬이온전지의 불안전성을 지적했다.

이에 반해, 전고체 전지는 고체전해질 소재로 인한 안전성 확보와 고전압·고용량 양극소재, 리튬금속 적용 등으로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2∼3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최적의 전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이온전도성이 우수한 고체 전해질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산화물 기반의 고체 전해질 소재는 취급성과 생산성, 가격 등 여러 측면에서 황화물 기반 소재에 비해 강점이 많다. 다만, 이온전도성이 낮아 용량·수명 향상에 제약이 있다. 김 본부장은 산화물계 소재에 이종원소(갈륨, 알루미늄) 도핑과 나노분말 합성공정(테일러 반응)을 적용해 이온전도성을 황화물 소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소재 혁신을 실현했다.그는 "고이온전도성 고체 전해질 소재를 기반으로 바이폴라(다수의 전지를 직렬로 연결한 구조) 구조의 전고체 전지 셀과 스택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제작했다"며 "대면적 단위 셀을 최대 15개까지 쌓아 전압을 높일수 있어 점차 중형화 추세인 전기차나 ESS용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개발한 전고체 전지 셀과 스택은 400번 사이클 충·방전 실험을 해도 84% 이상 용량이 유지됐고, 과충전에 의한 전압 급상승에도 외형 변화가 거의 없을 뿐더러, 공기 중에서 셀이나 스택을 잘라도 폭발 및 발화 현상 없이 안전하게 작동했다.

지금의 리튬 전고체 전지는 보다 높은 전압과 용량,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향으로 기술 혁신이 이뤄지면서 장기적으로 '리튬-황 기반의 전고체 전지', '리튬-공기 기반의 전고체 전지' 등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일본 토요타가 전고체 리튬전지 분야를 선도하고 있지만, 실상을 보면 아직 이렇다할 가시적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K-배터리 강국'인 우리나라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안전성과 에너지밀도가 우수한 전고체 리튬전지 상용화에 적극 나선다면 '새로운 전고체 전지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충분한 기술 역량과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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