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권 검사' 돌려막기..인사권 쥐고 검찰 통제 강한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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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의 이번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이성윤(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이종근(28기) 대검찰청 형사부장 등 이른바 '추미애 라인'으로 분류되던 검사들이 자리를 지켰다.
백운규 전 장관의 구속영장 청구 등은 수사의 영역이니 어쩔 수 없듯이, 검찰 통제를 위한 인사권과 감찰권은 장관과 청와대가 틀어쥐고 행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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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원전' 대전지검장도 유임
업무 연속이라지만 '구색 맞추기'
심재철·이정수는 서로 자리 바꿔
한동훈 그대로..윤, 인사안 못 받아
'총장이 수사권, 장관이 인사권' 분명히
법무부의 이번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이성윤(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이종근(28기) 대검찰청 형사부장 등 이른바 ‘추미애 라인’으로 분류되던 검사들이 자리를 지켰다. 심재철(27기) 법무부 검찰국장과 이정수(26기) 서울남부지검장도 핵심 보직을 서로 맞바꿨다. 법조계에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첫 인사가 사실상 추미애 전 장관의 인사 기조와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부에서는 “친정권 검사 돌려막기”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번 인사의 ‘하이라이트’로 꼽혔던 이성윤 지검장은 결국 윤석열 검찰총장의 반대에도 유임됐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 5일 박 장관과의 2차 인사 회동에서 일선 검사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 지검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박 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검장은 <채널에이> 검·언 유착 사건 등 주요 사건 결재를 미루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고, 지검 산하 중간간부 및 평검사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한 탓에 이동 가능성이 점쳐진 바 있다. 그러나 법무부는 ‘업무의 연속성’을 이유로 이 지검장을 교체하지 않았다. 법무부 쪽은 “현재 주요 현안 사건을 지휘하는 대부분의 검사장을 유임시켰다”고 밝혔다.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을 지휘하는 이두봉(25기) 대전지검장도 자리를 지켰다는 뜻이다.
다만 대전지검장의 유임이 이 지검장을 위한 ‘구색 맞추기’라는 시각도 있다. 대전지검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교체할 경우 역풍이 심각할 수 있었다. 애초부터 무리였던 셈이다. 검찰의 한 고위간부는 “월성 사건 봐주기라는 비판을 막는 동시에 ‘이성윤 지키기’를 위해 대전지검장도 유임시킨 게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인사권은 장관이, 수사권은 총장이’라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의중이 관철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백운규 전 장관의 구속영장 청구 등은 수사의 영역이니 어쩔 수 없듯이, 검찰 통제를 위한 인사권과 감찰권은 장관과 청와대가 틀어쥐고 행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다. 박 장관의 이번 ‘소폭 인사’로 이 지검장뿐 아니라 친정권 성향으로 꼽히던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과 한동수(24기) 감찰부장 등이 유임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자리를 맞바꾼 것도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검찰 인사와 예산을 쥐고 있는 검찰국장뿐 아니라 서울남부지검장도 라임 정관계 로비 의혹 등 주요 사건이 있어 매우 중요한 보직이다. 결국 정권이 믿고 맡길 수 있는 검찰 간부는 극소수인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심 국장은 윤 총장의 주요 징계 사유였던 ‘재판부 사찰 문건’을 법무부에 제보한 당사자로,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윤 총장 직무배제 및 징계청구 과정에 적극 참여했다. 이정수 지검장은 추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라임 로비 의혹을 맡아 검사 1명을 기소하는 등 성과를 냈다.
한편 법무부는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유임시키는 등 윤 총장의 측근이나 참모로 분류되는 이들의 ‘좌천성 인사’도 그대로 유지했다. 윤 총장이 이날 법무부 인사 발표 전까지 인사안을 받아보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며, 윤 총장을 인사에서 철저하게 배제하겠다는 청와대의 기조도 거듭 확인됐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이럴 거면 왜 검찰총장과 만나 인사 얘기를 하겠다며 자리를 만든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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