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복직투쟁' 김진숙, 부산-청와대까지 400km 걸었다

송옥진 2021. 2. 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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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정권에서 해고된 김진숙은 왜 36년째 해고자인가. 노동인권 변호사가 대통령인 나라에서 왜 아직도 노동자들은 굶고 해고되고 싸워야 하는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7일 한진중공업 복직을 촉구하는 행진의 목적지, 청와대 앞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도위원은 지난해 12월 30일 만 60세 정년을 하루 앞두고 부산 호포역에서 출발하는 '복직 기원 희망 뚜벅 행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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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가운데)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7일 서울 종로구 청운·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복직 행진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전두환 정권에서 해고된 김진숙은 왜 36년째 해고자인가. 노동인권 변호사가 대통령인 나라에서 왜 아직도 노동자들은 굶고 해고되고 싸워야 하는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7일 한진중공업 복직을 촉구하는 행진의 목적지, 청와대 앞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암 투병 중인 김 지도위원은 자신의 복직과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34일간, 부산에서 청와대까지 400㎞를 걸었다.

김 지도위원과 그의 복직을 지지하는 '리멤버 희망버스기획단'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행진을 마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지도위원은 지난해 12월 30일 만 60세 정년을 하루 앞두고 부산 호포역에서 출발하는 '복직 기원 희망 뚜벅 행진'을 시작했다.

김 지도위원은 이 자리에서 "왜 오늘날에도 노동자들이 무더기로 잘리고 죽어가며 싸움을 멈추지 못하는지, 그 대답을 듣고 싶어 한 발 한 발 천리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 얼마나 먼 길을 가야 할 지 모르지만 포기하지도 쓰러지지도 않겠다"고 했다.

행진 마지막 날인 이날은 대우버스, 아시아나케이오 등의 해고 노동자와 시민 700여명이 함께 했다. 강은미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곁에 섰다.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흑석역에서 출발한 이들은 9명씩 거리를 두고 청와대 인근까지 이동했다.

김 지도위원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김 지도위원의 명예 회복과 복직을 촉구하며 48일째 단식 중인 농성자들을 만나 포옹을 하고 인사를 나눴다. 단식 농성자들도 이날을 기점으로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1981년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용접공으로 입사한 김 지도위원은 1986년 열악한 노동 환경과 어용 노조를 비판하는 유인물 150장을 제작, 배포했다가 경찰에 고문을 당했다. 사측은 이 기간 무단결근했다는 이유로 그를 해고했다.

2009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이를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복직을 권고했다. 그러나 사측은 업무상 배임이 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응하지 않고 있다. 김 지도위원이 복직을 하게 되면 해고 기간의 임금과 퇴직금 등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이것이 주주에 대한 배임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사측은 '복직' 대신 '재입사와 위로금' 형태를 권유하고 있다. 반면 김 지도위원 측은 사측이 부당해고를 원천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꼼수라며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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