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차단에 BT메신저로 '저항'.. 미얀마 수만명 이틀째 시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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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민 불복종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다음 세대에 민주주의 물려주겠다"거리로 나선 시민들 당초 양곤에서 1000여 명 남짓으로 시작했던 이날 시위는 몇 시간 만에 수만 명으로 규모가 커졌다.
쿠데타 발발 초기 페이스북을 통해 의사와 교사 등 전문직, 공무원 등이 공직 수행을 거부하고 군부에 항의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을 전개한 데 이어 시위가 활기를 띠자 군부가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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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민 불복종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전날에 이어 7일에도 최대 도시 양곤과 제2도시 만달레이를 비롯해 각지에서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와 민주화를 외쳤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다음 세대에 민주주의 물려주겠다"…거리로 나선 시민들 당초 양곤에서 1000여 명 남짓으로 시작했던 이날 시위는 몇 시간 만에 수만 명으로 규모가 커졌다. 자동차 경적 소리와 함께 수만 명의 시위대가 '미얀마를 위한 정의', '우리는 군사 독재를 원치 않는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상징색인 빨간 깃발도 흩날렸다. 태국 민주화 시위 이후 저항의 상징이 된 '세 손가락 경례'도 물결쳤다.
대학생 치퓨콰우(20)는 "군부 쿠데타를 경멸한다"며 "진압이 두렵지 않다. '아메이 수(어머니 수치)'가 석방될 때까지 매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을 전공한다고 밝힌 예콰우(18)는 "우리가 이 군부 독재를 끝장내야 다음 세대가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다"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양곤 시청으로 향하던 시위대를 경찰이 막아섰지만,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멈추지 않고 결국 시청까지 다다랐다. 계속해서 더 많은 시민들이 합류하며 대열이 커졌다.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도 시위가 계속됐다. 윈미야미야 NLD 소속 만달레이 하원의원은 "우리는 이 불법적인 군사 쿠데타를 용납할 수 없다"고 외쳤다.
◇페이스북·인터넷 접속 차단해도 우회 전날부터 전국 각지에서 이어진 대규모 시위는 군부의 전국적인 인터넷 봉쇄로 촉발했다. 쿠데타 발발 초기 페이스북을 통해 의사와 교사 등 전문직, 공무원 등이 공직 수행을 거부하고 군부에 항의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을 전개한 데 이어 시위가 활기를 띠자 군부가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페이스북으로 양곤 시위대의 거리 행진 영상이 전해졌다. 시위대가 어떻게 정부의 접속 차단을 우회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시민단체 넷블록스(Netblocks)는 "전국적인 인터넷 차단이 계속되고 있지만 평소의 14% 수준에서 여전히 접속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특히 미얀마 시민 수백만 명이 블루투스를 활용한 멕시코 메신저 '브리지파이'(Bridgefy) 앱을 다운받아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우려와 규탄도 이어지고 있다. 톰 앤드류스 유엔 미얀마인권특별보고관은 "군이 인터넷 접속을 차단해 시민의 저항운동을 억제하고 외부세계와의 연결을 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전날 시위 종료 직후 트위터를 통해 "미얀마 군과 경찰은 평화적인 집회의 권리가 완전히 존중되고 시위자들이 보복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1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치 고문을 비롯해 정부 핵심 인사들을 구금했다. 시민단체 '정치범지원협회'는 구금된 인사의 수가 150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택연금 중인 수치 고문은 소형 불법 무전기 불법소지 혐의로 기소됐고, 축출된 윈 민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이번 쿠데타의 배후에는 차기 대권을 노려온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11월 선거에서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하며 군부의 입지가 좁아지자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군부는 1년간의 국가비상사태 이후 선거를 다시 연다는 계획이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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