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뿔난 애플..협상 멈추나

이재연 2021. 2. 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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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애플 간 협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7일 미국 매체 <블룸버그> 통신의 지난 5일치(현지시각) 보도를 보면, 애플과 현대차그룹은 최근 논의를 중단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현대차그룹이 협상 사실을 공개한 탓에 비밀 유지를 중시하는 애플 쪽이 불쾌해했다는 설명이 따라붙었다.

협상이 좌초될 경우 현대차그룹은 유의미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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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애플 간 협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머지않아 계약이 성사될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비관적인 예측도 힘을 얻는 모양새다. 협상이 결렬되면 이에 따른 타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7일 미국 매체 <블룸버그> 통신의 지난 5일치(현지시각) 보도를 보면, 애플과 현대차그룹은 최근 논의를 중단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현대차그룹이 협상 사실을 공개한 탓에 비밀 유지를 중시하는 애플 쪽이 불쾌해했다는 설명이 따라붙었다. 이들 소식통은 두 기업이 논의를 재개할지 알 수 없으며, 애플이 다른 완성차 업체와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도 했다.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전한 최근 보도와는 반대되는 취지다. 같은 날 미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기아가 미국 조지아주에서 애플의 전기차를 조립하기 위해 파트너 업체를 물색했다”고 전했다. 지난 3일에도 “애플과 현대차·기아가 곧 계약을 마무리지을 것”이라는 보도(<시엔비시>)가 나온 바 있다.

다만 이들 매체도 협상의 최종 타결 여부에 관해서는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미 매체 <시엔비시>(CNBC)는 “애플이 궁극적으로는 다른 완성차 업체와 협력하기로 결정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뒀고, <월스트리트 저널>도 “소식통은 아직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폐쇄적 수직계열화를 고집해온 두 기업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협업 공백’은 업계에서 여러 해석을 낳아왔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비해 기술 협력을 타진하는 여타 완성차 업체와 대비된 탓이다. 독일 폴크스바겐이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다른 완성차 업체는 물론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테크·아이티(IT) 기업과도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부품업체 앱티브와 자율주행차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한 게 사실상 유일한 협업이다.

서울 양재동 기아 본사. 기아 제공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차 양산 능력을 최고로 치는 보수적인 문화 때문에 아직도 전자나 통신 등 다른 업계에 대한 일종의 텃세가 있다”며 “애플도 개방적인 편은 아닌 만큼 두 기업이 갈등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협상이 좌초될 경우 현대차그룹은 유의미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카’ 생산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현대차그룹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터라, 결렬 소식은 대형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카’ 생산 기지로 점쳐진 기아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에 6만원대이던 기아 주가는 꾸준히 올라 지난 5일 10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7일 6만3천원에서 한 달여 만에 61.1% 뛴 것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도 각각 21.1%, 15.8% 올랐다.

특히 8일 현대차그룹 주가의 향배는 업계의 주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현대차는 ‘애플카’ 협상과 관련해 재공시를 할 예정이다. 기아도 오는 19일 재공시를 앞두고 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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