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드라기 내각' 출범 가시권.. "국익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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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의 사임으로 불거진 이탈리아 내각 붕괴 사태가 일단락 되고 새 내각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차기 총리로 지명되면서 내각 구성 권한을 쥔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각 당과의 초기 협의를 마무리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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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운동·동맹 대표진 면담.. 협조 얻어 내
8일 시작되는 2차 회동서 내각 논의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의 사임으로 불거진 이탈리아 내각 붕괴 사태가 일단락 되고 새 내각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차기 총리로 지명되면서 내각 구성 권한을 쥔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각 당과의 초기 협의를 마무리하면서다. 이르면 9일(현지시간) 대통령 보고를 거쳐 새 내각이 면면을 드러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드라기 지명자는 6일 원내 제1당인 오성운동(M5S)과 제2 정당인 극우파 동맹(Lega) 대표진과 면담했다. 이날 회동에서 두 당 모두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이탈리아 발전을 위해 협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성운동과 동맹 측의 의석수를 합치면 이탈리아 상ㆍ하원 총의석 951석의 과반에 달해 내각 출범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충족한 셈이다. 중도 좌파 성향인 민주당(PD)과 중도파인 생동하는이탈리아(IV) 역시 드라기 지명자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 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는 내각 참여 뜻을 밝혔다.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만이 아직 반대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은 상태다.
특히 오성운동의 변화가 놀랍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성운동은 반(反)기득권 성향을 기반으로 하는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성격의 정당이라 전형적 엘리트 출신인 드라기 지명자를 반대한다는 뜻을 계속해 밝혀 왔다. 하지만 드라기 내각 출범을 계속해 반대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돌연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오성운동 일각에서는 내각 출범 무산으로 조기 총선이 실시된다면 현재 의석을 대거 상실할 수도 있다고 경계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콘테 총리 역시 “이탈리아에 너무 많은 고통이 있기 때문에 국익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탈리아 공영 RAI방송은 보도했다.
분수령은 8일이 될 전망이다. 드라기 지명자는 이날 오전부터 노동조합 및 경제인연합회 등과 회동하고 심도있는 대화를 나눈 뒤 각 정당들과 2차 회동을 가진다. 각 당의 입각 후보자 명단과 정책 우선순위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드라기 지명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타격을 입은 이탈리아 경제를 구원하기 위해 전문 관료 중심의 중립 내각을 꾸릴 것으로 예측해 왔으나 ‘의회 패싱’ 우려 탓에 관료와 정치인을 절반씩 등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원내 1ㆍ2당인 오성운동과 동맹의 갈등 탓에 실제 내각 분배가 어떻게 이뤄질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 하지만 생각보다 협상이 일찍 끝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RAI는 “드라기 지명자가 이르면 9일 모든 협의를 마무리한 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대통령 보고 후 상ㆍ하원 신임안 표결을 통과하면 드라기 내각은 공식 출범하게 된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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