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의용 차남 기업, 2년 연속 서울시 에너지 사업 단독 협약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차남이 법인장으로 있는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지난 2019년부터 2년 연속 서울시와 ‘가상발전소 운영사업자’로 단독 협약을 맺은 사실이 확인됐다. 정 후보자의 차남은 외교부 재직 중 국비 유학을 하면서 이 회사의 미국 법인에서 인턴 근무를 했었다.
7일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에 본사가 있는 ‘에넬’의 자회사 에넬엑스코리아는 지난 2019·2020년 서울시와 가상발전소 운영사업자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으로 에넬엑스코리아는 지금까지 수수료 명목으로 약 3817만원 수익을 냈다. 협약 기간은 올해 12월 31일까지다.
에넬은 정 후보자의 차남 정모(46)씨가 지난해부터 한국법인장을 맡고 있는 기업이다. 정씨는 지난 2000년 외무고시 34회로 입부해 7년 11개월을 근무하다가 관두고 2008년부터 에넬에서 근무하고 있다.
에넬엑스코리아는 서울시와의 협약 두 건에서 모두 경쟁 업체 없이 단독으로 지원해 가상발전소 운영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는 지난 2017년 KT, 한국엔텍, 에너낙코리아 등 3곳이 경쟁을 벌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수요 관리 사업자는 20여곳이다.
가상발전소는 서울시가 중점을 두고 있는 에너지 사업으로 꼽힌다. 전력 소비량이 많은 피크시간대에 아낀 전기를 전력거래소에 판매해 이익을 얻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서울시는 2015년 5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가상발전소를 등록해 전력 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100MW급 가상발전소로 연간 44억원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지성호 의원은 “사업이 외부 입김 없이 공정하게 진행됐는지 투명하게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측은 “차남이 근무하는 곳은 ‘에넬 그린 파워'란 에넬 자회사고, (기사에서 언급한) 에넬엑스코리아는 차남과는 관계가 없는 에넬 자회사”라며 “서울시 등 해당 기관에 문의하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시는 “에넬엑스코리아가 단독으로 지원해 선정됐을 뿐 특혜는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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