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의 승부수 "열린민주당과 통합하자"
禹 "친노동 기조 이어갈 것"
진보색채로 박영선과 차별화
정의당 지지층도 끌어안기
朴 "나도 범여 단일화 찬성"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카드를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의 승부수로 띄웠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여론조사 우위를 바탕으로 본선을 의식한 행보를 펼친다는 평가가 나오자, 우 의원은 여권 전통 지지층을 파고들기 위해 통합 카드를 꺼낸 것이다. 아울러 안철수, 나경원, 오세훈 등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야권 후보 단일화에 맞서 범여 후보 단일화 이슈에 불을 댕긴 것으로 해석된다.
우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봉주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회동한 후 '통합을 전제로 한 후보 단일화 합의' '전 당원 투표를 통한 통합 절차 추진' 등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했다. 지난달 12일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과 합의한 '후보 단일화 추진'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우 의원은 "과거 사소한 앙금을 잊고 큰 틀에서 손을 잡아야 한다"며 "야권이 정치공학적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어 (여권도) 절박함으로 통합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의 '진보 통합' 행보를 두고 여당에서는 '당원 50%+일반 유권자 50%'로 치러지는 경선에서 역전을 노리는 전략이라고 해석한다. 지난 5일 시사저널·조원씨앤아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박 전 장관은 안철수·나경원 후보를 상대로 양자 및 3자 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다. 여당 후보로 박 전 장관만을 상정해 실시하는 다른 여론조사도 많다. 우 의원은 본인 강점인 조직력을 활용하려면 여론조사로 형성된 여론이 당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편승효과'(밴드왜건 효과, 우세해 보이는 사람을 지지하는 현상)부터 차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서울 지역 의원은 "'박영선만이 승리할 수 있다'는 여론이 계속되면 일반 당원들은 대세론에 손을 들어줄 것"이라며 "우 의원이 설 연휴 이후 조사에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애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 의원은 박 전 장관을 왜 공격하지 않는지 이상하다. 더 터프(tough)해지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대중성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박 전 장관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그는 7일에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내건 노동존중특별시 기조·정책을 계승·발전해 나가겠다"며 "서울형 유급병가, 돌봄노동자 재가센터, 건설노동자 주휴수당, 특성화고 노동교육 등을 점검해 노동자 시민들의 피부에 와닿도록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노동정책'을 발표했다. 한 중진 의원은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정의당 지지층을 끌어안겠다는 의도"라며 "진보 정책을 확고하게 펼칠 사람이 우 의원뿐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박 전 장관은 우 의원이 설정한 프레임을 약화시키면서 계속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모습이다. 그는 7일 강서구 마곡지구를 방문해 "(단일화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다. 앞서 정봉주 전 의원을 만나 서울시장 행보에 관해 '힘을 합치자, 잘해보자'고 했고, 오늘 둘의 만남도 그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자신도 이미 범여권 단일화와 통합을 얘기했다고 강조함으로써 우 의원 전략이 새롭지 않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장관은 이날 핵심 공약인 '21분 콤팩트 도시' 홍보에 주력했다. 강서구 마곡지구를 찾아 이 지역을 디지털 혁신지구로 지정하고, 연구개발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창동에 이어 두 번째 '21분 콤팩트 도시' 체험 행사다.
[채종원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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