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 국외 연수비 인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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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 탓에 국제회의 개최나 국외 연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충북도의회와 경남 김해시·창녕군 의회 등 일부 지방의회가 국외 연수 관련 예산을 올려 잡아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박대용 김해시의회 의정팀장은 "다른 지방의회와 형평성 등을 고려해 국외 연수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회 요구에 따라 인상했다. 코로나 여파로 국외 연수를 하지 못하면 관련 예산을 삭감하거나, 반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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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 격년제 연수→매년 연수..관련 예산 20% 인상 폭
제천, 부산 등 의회와 대조..충북도의회 "코로나 여파 길어지면 반납"
관련 예산 세운 뒤 뒤에 의정활동비 등으로 꼼수 활용 지적도
코로나19 장기화 탓에 국제회의 개최나 국외 연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충북도의회와 경남 김해시·창녕군 의회 등 일부 지방의회가 국외 연수 관련 예산을 올려 잡아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내년 임기가 끝나는 탓에 사실상 국외 연수가 마지막인 올해 예산을 무리하게 편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충북도의회는 7일 도의원 국외 연수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3.3% 인상했다고 밝혔다. 도의회는 박문희 의장 등 9명의 도의원이 참가하는 베트남 빈푹성 인민위원회와의 국제 우호 교류 관련 예산을 1100만원에서 1350만원으로 22.7% 인상하는 등 지난해 9000만원이었던 상임위원회별 국외 연수비를 9300만원으로 올렸다.
도의회는 2007년 이후 이어진 상임위원회의 격년제 연수 규정을 매년 연수로 바꿨다. 이에 따라 4년 도의원 임기 가운데 두차례였던 국외 연수가 네차례로 바뀌었다. 격년에서 매년으로 연수 규정이 바뀌면서 예산도 늘어났다. 격년 연수 때 의원 1인당 2년에 500만원 안에서 쓰도록 한 연수비가 1년 300만원 안에서 쓸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박문희 도의회 의장은 “유럽 등을 다녀오는 데 턱없이 모자라는 연수비 때문에 사실상 편법으로 격년제 연수를 진행하던 것을 원칙대로 환원했다”며 “국외 연수비를 조금 올렸지만 실제 연수 때는 의원 개인 부담이 늘어날 것이다.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한 최소한의 인상이다”라고 말했다.
경남 김해시의회와 창녕군의회도 국외 연수비를 지난해보다 15% 안팎 올렸다. 김해시의회는 의원 1인당 300만원이던 국외 연수비를 350만원으로 16.7% 인상했고, 창녕군의회도 1인당 385만원이던 연수비를 440만원으로 14.3% 인상했다. 박대용 김해시의회 의정팀장은 “다른 지방의회와 형평성 등을 고려해 국외 연수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회 요구에 따라 인상했다. 코로나 여파로 국외 연수를 하지 못하면 관련 예산을 삭감하거나, 반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지방의회의 움직임은 코로나19 탓에 국제 교류나 회의가 확연히 줄고, 이마저 비대면 영상 회의 등으로 대체하는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외 연수 예산을 자발적으로 삭감하거나 반납한 지방의회도 적지 않아 비난을 자초한다는 여론도 있다.
충북 제천시의회는 국외 여비 등 의회 관련 예산 1억549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강서구 의회 등은 관련 예산을 세우지 않았으며, 북구·남구 의회는 예산 반납을 결정했다. 배동만 제천시의회 의장은 “코로나 상황이 엄중한 상황에 국외 연수를 계획하는 게 말이 안 돼 관련 예산을 반납했다”고 말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코로나 영향으로 지난해 국외 연수를 다녀오지 못했고, 내년엔 지방선거가 있어 의원들에겐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 국외 연수 기회여서 무리수를 써서 예산을 세웠다”며 “국외 연수 예산을 세운 뒤 나중에 연수가 어려워지면 관련 예산을 옛 재량사업비 형태로 바꿔 쓰려는 ‘꼼수’도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대진 충북도의회 총무팀장은 “코로나 여파가 길어져 입출국이 어려워지면 관련 예산을 반납할 것”이라며 “이 예산은 연수 목적으로 세워진 것이어서 다른 용도로 쓰긴 어렵지만, 예산 편성 절차 등을 거쳐 일부 예산을 의원 연구활동비, 의회 공통경비, 업무추진비 등으로 바꿀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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