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코로나학번 될 수 없어"..대학가 새내기 '랜선' 행사 인기몰이

김현정 2021. 2. 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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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새내기 맞이 '정모' 1분 만에 마감
서울대 온라인 OT 정원 3000명까지 늘려
고려대 새내기맞이단 학생들이 지난달 28일 화상회의 시스템 `줌`으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고려대 새내기맞이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동기 얼굴도 모른다'는 20학번의 푸념을 들었기 때문일까. 올해 21학번 신입생들의 학교 행사 참여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대학에서는 온라인 새내기 OT(오리엔테이션)이 참가 접수 첫날 5분도 안 돼 마감되는 일이 생기고 있다.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새내기 '랜선' 행사가 거리 장벽을 허물면서 더 많은 신입생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지난달 28일 21학번 신입생을 대상으로 '새내기맞이단 1차 대정모'를 열었다. 신입생의 학교생활을 돕자는 취지로 기획된 이 행사는 수시 합격생을 대상으로 60명을 선착순 모집했다. 행사 전 일주일 동안 신청자를 받았는데, 모집 첫 날 거의 1분 만에 정원이 다 찼다. 추가로 20명을 예비번호까지 받을 정도로 신청 열기가 뜨거웠다고. 김현수 고려대 새내기맞이단 단장은 4일 "작년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황이 없어 20학번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들이 없었다"며 "올해는 온라인으로나마 신입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의 상황도 비슷하다. 오는 10일 21학번 신입생 대상 '새내기 OT(오리엔테이션)'을 여는데, 정원을 3000명까지 늘렸다. 서울대 전체 신입생이 약 3200~33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모든 신입생이 참여하는 셈이다. 이 행사는 화상회의 시스템 '줌(ZOOM)'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신입생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집에서 컴퓨터로 오리엔테이션을 받을 수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3일 "코로나19 이전에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는데, 작년만 해도 신입생들이 각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이렇게까지 많이 참여할 수 없었다"며 "이번에 온라인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게 돼 3000명까지 수용 인원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대학 수업이 전면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신입생 대상 행사도 취소되면서 작년 신입생인 20학번 학생들은 대학 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대학생 커뮤니티에서는 "1학기가 끝나도록 동기 얼굴도 보지 못했다"는 푸념글이 이어졌다. 20학번을 '코로나 학번'으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대학가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21학번 학생들의 학교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학부 차원에서도 온라인을 통한 신입생 맞이 행사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는 오는 20일 21학번 신입생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연다. 이예진 한국외대 국제학부 학생회장은 "국제학부의 특성상 한국인 학생보다 외국인 학생이 더 많다"며 "학부 내에 외국인 학생들을 담당하는 조직이 따로 있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외국인 신입생이 소외되지 않도록 학교 적응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비대면 개강 2회차를 맞아 수업을 가르치는 교수들도 신입생들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김봉철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학생들과 주로 메일로 소통을 많이 했는데, 원활한 대화를 위해 메일 용량도 늘리고 서버도 옮겼다"며 "학교나 기숙사 근처에서 자취하는 학생들의 경우 1대 1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도 "20학번 학생들의 경우 학교 방역 방침에 따라 한 번도 대면 수업을 하지 못했다"며 "올해부터는 패러다임이 바뀌어서 오프라인 수업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로 규제가 완화돼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hj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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