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秋라인 그대로..이성윤 중앙지검장 유임
검찰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이, 서울남부지검장에는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서로 자리를 맞바꿨다. 공석이던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에는 조종태 춘천지검장이 기용됐다. 춘천지검장은 김지용 현 서울고검 차장검사가 맡는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공석이었던 대검 기획조정부장 결원을 충원하고, 법무부 검찰국장 등 주요 보직 인선에 따른 후속 전보 조치 차원의 최소한 규모 인사"라고 설명했다. '인사 협의'를 위해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교체를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박 장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독자 인사'를 단행했다.
[고재만 기자 / 박윤예 기자]
朴법무, 취임 후 첫 검찰인사
이성윤, 사퇴 요구에도 유임
윤석열 몰래 휴일 전격 발표
윤석열 징계 주도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옮겨
고검장 승진 없이 최소화
윤석열 총장 퇴임 기다린 후
7월에 대대적 檢 인사 낼 듯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취임 후 첫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고위 간부 대부분이 유임되는 작은 규모의 인사였다. 법무부도 "지난 1년 반 동안 6개월 단위로 세 차례 고위 간부 인사가 있었으므로 종전 인사 기조를 유지하면서 검사장급 승진 인사 없이 전보를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라인'으로 분류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23기),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27기)을 모두 살려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이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이 지검장은 유임됐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5일 박 장관과의 두 번째 인사 논의 회동에서 '채널A 사건' 등 정권 수사를 뭉개 온 이 지검장 교체를 강하게 요구했지만 예상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장관도 추 전 장관처럼 '윤석열 패싱'하고 검찰 인사를 한 것이다. 법무부가 이례적으로 휴일인 7일 윤 총장에게 사전 통보 없이 인사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인 이 지검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이른바 '검찰 빅4' 중 3개 보직을 차례로 맡았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에 연이어 발탁됐다. 하지만 이 지검장은 '채널A 사건' 등 주요 사건에 대한 수사를 강행하다가 수사팀에 반발을 불렀다. 특히 작년 12월 윤 총장 직무 정지 및 징계 청구 사태를 두고 서울지검 차장검사 전원이 이 지검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이후 중앙지검 내부에서 리더십이 크게 훼손됐다. 검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라는 조직에서 '사퇴 요구'라는 항명까지 벌어진 것은 이미 리더십이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것"이라며 "이 지검장 유임으로 그가 정권 인사임이 다시금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추라인'이 주요 자리를 유지해 향후 '박-윤 갈등'이 예상된다. 예전 '추-윤 갈등'에 이은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이다. 이 지검장은 윤 총장 가족 사건 수사와 관련해 영장 청구 등 수사를 강행했고, 최근 '채널A 사건' 관련 한동훈 검사장의 무혐의 처분 결재를 '뭉개고' 반려했다. 윤 총장 측근인 한 검사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지난번 인사에서 '좌천'됐는데 이번에도 유임됐다.
윤 총장의 임기가 6개월도 채 남지 않아 박 장관이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박 장관이 이번에는 최소한 인사만 하고 윤 총장이 퇴임하는 7월까지 버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오는 5월부터 후임 검찰총장 선임 과정에 돌입하면 윤 총장이 '식물총장'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새 총장과 함께 정권과 코드가 맞는 검찰 인사를 오는 7월에 대대적으로 낼 것으로 보인다. 총 4명을 제외하고는 고위 간부의 인사 이동은 없다. 고검장·검사장 승진 인사도 없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이두봉 대전지검장(25기)도 유임됐다. 이두봉 지검장은 월성 원전과 관련해 수사와 공판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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