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갈물리기' 비판 커지는데..與, '언론개혁'법 강행 논란
더불어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소위 '언론개혁' 입법 강행을 공언한 가운데 해당 법안들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가짜뉴스 왜곡 보도 등 피해를 구제하겠다는 취지지만 언론 자유를 위축하는 과잉 입법이라는 지적이 상당하다. 야권은 현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막으려는 '언론 재갈 물리기'라며 법안 처리를 반대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미디어언론상생TF(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6개 언론개혁 법안을 정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2월 임시국회에서 해당 법안들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가장 큰 논란의 대상은 윤영찬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다. 정보통신망에서 명예훼손, 불법 등 정보를 생산 및 유통해 손해가 발생할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에 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징벌적 손해배상 규모는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다.
이 법안은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앞세워 언론의 보도 활동을 위축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고발성 보도에 막대한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언론을 겁박하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알 권리라는 핵심 가치가 위협받는다는 논리다. 특히 매출의 직접적 타격을 주장할 수 있는 기업 관련 보도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윤 의원은 법 적용 대상에 언론사와 기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계속된다. 손해배상 청구 권한과 대상을 모두 정보통신망서비스 '이용자'로 규정하기 때문에 인터넷 포털 등과 계약 당사자인 언론사는 이용자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윤 의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향후 언론사로 적용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여권 일각에서 언론사 배제를 놓고 1인 미디어·유튜버 등과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범여권에서 언론사의 보도 활동에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는 법안이 발의돼 있기도 하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이다. 다만 이들 법안은 민주당이 정한 언론개혁 법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민주당 미디어언론상생TF 단장인 노웅래 의원은 "왜곡이나 허위, 비방 보도 등 부당한 침해에 대한 신속 구제, 피해 구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민생 입법"이라며 "언론 본연의 역할,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의 법안에는 "대부분 가짜뉴스가 유튜브나 1인 미디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문제가 되고 있어 이들을 겨냥한 법안인데, 의도와 다르게 이용자 정의가 확대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발생했다"며 "법안소위 심사 과정에서 협의를 좀 더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행사 사유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언론 보도를 차단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신문협회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등은 '의혹, 쟁점 사안에 대한 보도활동이 위축돼 견제와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이 저해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법무부 역시 용어의 모호성에 따라 언론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될 수 있고 공적 인물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 및 비판이 가능하도록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김영호, 김영주 의원이 각각 발의한 언론중재법 개정안도 언론개혁 법안에 포함됐다. 김영호 법안은 현재 협의 사안인 정정보도 크기를 법적으로 명시하는 내용, 김영주 법안은 언론중재위원회 정원 상한을 90명에서 12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양기대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게시판 운영 중단 등 악성댓글 대처 규정을, 이원욱 의원의 형법 개정안은 출판물 등 명예훼손 범위에 방송도 포함시키는 내용을 담았다.
야권은 민주당의 언론개혁 입법을 '언론장악' 의도로 규정하며 강도높게 비판한다. 조만간 법적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민주당의 입법 시도를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인 윤두현 의원은 통화에서 "언론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언론 전체를 개혁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언론이 민주주의 정신에 따라 소명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위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법률적 문제와 언론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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