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에 와이셔츠 한장 팔았다..살다살다 이런 명절 처음"

박종홍 기자 2021. 2. 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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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라고 그래도 나왔네" "나왔는데 손님 하나도 없어".

설 연휴를 앞둔 마지막 일요일인 7일, 서울 영등포시장에서 상인들이 주고받는 인사에 짙은 체념이 배어 있었다.

설 연휴 직전 휴일인데도 시장에는 손님이 없어 한산했다.

이 외에도 시장 상인들은 "한 달째 개접 휴업 상태"라거나 "원래 명절 직전 일요일이 대목인데 장사 하나도 안된다" "이런 거(질문 대답) 할 새도 없이 바빠야 하는데 너무 어렵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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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앞둔 마지막 휴일 전통시장 상인들 "손님 없다" 비명
방앗간 주인 "설이라 기대했는데 반토막"..한달째 개점휴업
20201년 설연휴를 앞둔 일요일 7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시장에 손님이 없어 한산하다. 2021.2.7/뉴스1 © 뉴스1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설이라고 그래도 나왔네" "나왔는데 손님 하나도 없어".

설 연휴를 앞둔 마지막 일요일인 7일, 서울 영등포시장에서 상인들이 주고받는 인사에 짙은 체념이 배어 있었다. 설 연휴 직전 휴일인데도 시장에는 손님이 없어 한산했다.

이날 오후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대였지만 영등포시장 곳곳에서는 셔터를 내리고 문을 열지 않은 매장이 눈에 띄었다. 시장 골목 가운데에는 각종 상품이 진열돼 있어 길이 좁지만 통행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상인들은 서로 모여 대화를 나누거나 TV·스마트폰을 보며 하릴없이 시간을 떼우고 있다. 간혹 앉아 있던 상인들은 사람이 지나가면 기대감을 갖고 고개를 들었다가 곧 고개를 숙였다.

시장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최모씨(67)는 이날 문을 열고 1만5000원짜리 와이셔츠 한 장 팔았다고 했다. 그는 "어쩌다 물건 하나 팔면 다행이고 그냥 들어가는 날이 대부분인데 이런 상황은 평생 살다 처음"이라고 호소했다.

최씨는 "물건을 들여놓은 게 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문 여는 것"이라며 "대출도 받아서 경비로 다 썼는데 추가 대출이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버티다 버티다 못 버티면 셔터를 내릴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도 했다.

김태원씨(51)가 운영하는 방앗간에도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설 대목이라 그래도 기대는 했는데 가족들도 5인 이상 못 모이게 하니 장만하는 음식량이 줄어든 것 같다"며 "설 대목이 없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주변 상인들 매출이 적어도 40~50%, 많게는 70%까지 줄었다. 나도 이번에 2020년도 매출 신고한 거 보니 2019년에 비해 절반도 안되더라"라고 했다. 이어 "식당 같은 거래처들이 방역 조치 때문에 장사가 안되고 문 닫는 곳도 많으니까"라며 "힘들어도 보통 힘든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각종 해산물을 판매하는 60대 김모씨는 "작년 설에는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이라 이렇게까지 손님이 없지는 않았다"며 "오늘은 손님이 너무 없어 괜히 나왔다 싶을 정도"라고 했다.

그도 "식당 영업하는 사람들도 밤 9시 이후 영업금지로 지장이 많다"며 "우리도 음식점에 납품하는 물량이 상당한데 장사가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5인 이상 모이지 말라는 지침이 나오니까 설을 쇠기 위해 음식을 사는 양도 줄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시장 상인들은 "한 달째 개접 휴업 상태"라거나 "원래 명절 직전 일요일이 대목인데 장사 하나도 안된다" "이런 거(질문 대답) 할 새도 없이 바빠야 하는데 너무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날 장을 보러 나온 60대 B씨는 "아들네 두 식구하고 딸 한 식구 있는데 다 같이 못 모일 것 같고 차례도 간소하게 지내려 한다"며 "고기도 반으로 줄이고 나물도 다섯 가지 하던 거 세 가지로 줄였다"고 했다.

한편 6일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11일~14일 설 연휴기간에도 같이 사는 직계가족이 아니라면 5인 이상 모일 수 없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아직 3차 유행이 진행중이고 여전히 재확산 위험이 있다"며 "이번 설에는 만남보다는 마음으로 연락하고 여행과 이동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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