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차례상 차리기 겁나네"..사과 51%·배 21%↑

김태성,강민호 2021. 2. 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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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 제수용품 가격 비교
대형마트 구입 14만2990원
1년새 1만1530원 지출 늘어
사과·배 값은 34~51% 급등
삼색나물가격도 10% 올라
수요 늘어난 한우도 오름세
7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한 방앗간에 쌀 등 부재료값이 올라 떡값을 인상한다고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주형 기자]
설 연휴를 앞두고 밥상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장마와 태풍, 최근 한파까지 이어지면서 과일을 중심으로 주요 제수용품 가격이 뛰어 차례상을 준비할 때 부담이 더 커졌다. 여기에 올해 들어 빵·즉석밥 등 가공식품 가격이 이미 올랐거나 연휴 이후 줄줄이 인상을 예고하면서 소비자들이 가정경제를 꾸려나가는 데 '빨간불'이 켜졌다.

7일 매일경제가 '빅3' 대형마트 중 한 곳인 A마트에 의뢰해 마트 제품만으로 차례상을 차릴 때 드는 비용을 살펴본 결과 총 14만2990원으로 작년 설(13만1460원)보다 8.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동태전 사과 배 삼색나물 차례주 등 대부분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19개 품목에 대해 작년과 올해 판매가를 따져본 결과다.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과일이다. 연초 냉해 피해부터 여름철 장마와 태풍으로 생육기 일조량 부족 등 각종 악재가 이어진 탓에 출하량이 줄면서 가격이 예년 설보다 급등했다.

실제 제수용으로 쓰는 사과 3개 특품 가격은 1만4800원으로 작년 9800원보다 51%나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45만1700t으로 전년 53만5300t보다 15.6% 줄었다. 그 결과 도매가격은 말 그대로 폭등했다.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가 발표하는 가락시장 도매가를 보면 사과 부사 상품(10㎏ 상자) 가격은 지난 5일 기준 7만1000원으로 작년 같은 날보다 235% 뛰었다.

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생산량이 전년보다 21.8% 줄어든 15만7000t에 불과해 5일 기준 도매가격도 신고 품종 상품(15㎏)을 기준으로 같은 기간 146% 올랐다. 그 결과 마트 판매가격도 3개 특품이 작년 1만4800원에서 올해 설에는 1만9900원으로 34.5% 비싸졌다. 최근 계속되는 한파로 타격을 입은 제수용품도 있다. 삼색나물 중 하나인 시금치가 한파로 시장 반입량이 줄면서 작년보다 가격이 12.1% 뛰었다. 다른 나물류인 고사리·도라지 값도 같은 기간 각각 10.1% 상승했다.

한우는 코로나19로 늘어난 집밥 수요 영향으로 몸값이 올랐다. 마케팅 리서치 업체 칸타월드패널 디비전에 따르면 지난해 3~10월 가정 내 한우 평균 구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다. 이 때문에 소고기 산적용 우둔살 가격은 500g에 2만7900원으로 작년 설보다 7.3% 비싸졌다.

가격이 내린 품목도 있다. 조기가 대표적으로 작년 설 3마리에 5970원이던 가격이 올해는 2700원으로 54.8%나 저렴해졌다. 지난해 9년 만에 어획량이 4만t을 넘을 만큼 간만에 풍어기를 맞으며 물량이 넘쳐난 덕택이다. 산지가격 역시 최고 30% 넘게 내리면서 소매가격도 하락했다. 가정간편식(HMR)은 일부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작년과 변함이 없었다.

[김태성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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